배출가스 조작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폭스바겐이 연비 자료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폭스바겐이 2012년 6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공단에 제출한 연비 신고 시험성적서 가운데 48건이 조작된 사실을 파악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유로 5 기준이 적용된 골프 2.0 TDI 등 26개 차종에 대해 48건의 연비 시험성적서를 조작했다. 31건은 시험성적서의 날짜를 조작한 것으로, 제출 60일 이내(2014년 기준)에 진행한 연비 시험성적서를 내야 하는데도 기한을 넘긴 시험성적서를 날짜만 바꿔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17건은 자동차 연비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시험결과 데이터와 차량의 중량을 속여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연비시험을 해서 성적서를 만드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다보니 폭스바겐 측이 우리나라에 빨리 차량을 판매하기 위해 다른 모델의 성적서를 조작해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국지사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본사로부터 받은 시험성적서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사문서위조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폭스바겐 유로 5 배출가스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독일과 미국의 수사 당국에 배출가스 조작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요청하기 위해 사법공조도 요청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회사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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