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984

입력
2016.06.08 04:40
0 0

[기억할 오늘] 6월 8일

조지 오웰의 '1984' 의 1949년 초판 표지.
조지 오웰의 '1984' 의 1949년 초판 표지.

조지 오웰이 1949년 6월 8일 소설 ‘1984’를 출간, 인류에게 전체주의에 대한 근사한 백신을 선사했다.

‘1984’의 세계는 ‘빅 브라더’라는 단일 권력이 감시ㆍ통제하고 배제ㆍ통합하며 유지되는 사회다. 그 세계의 이상은 인류 역사 불변의 ‘가치’인 불평등이 위협받지 않도록 하는 것. 1등 신민인 내부당원과 2등 신민인 외부당원, 나머지 80% 무산계급의 불평등 질서. 그 질서 너머에서 질서를 관장하는 ‘빅 브라더’ 권력의 영속적 이상 안에서, 현실 권력의 주체인 내부 당원도 감시ㆍ통제의 대상일 뿐이다.

소설이 설정한 ‘오웰리언 소사이어티(Owellian Society)’의 무대는 미국이 영국과 태평양 국가를 합병해서 탄생한 ‘오세아니아’다. 세계는 ‘오세아니아’외에, 러시아를 중심으로 영국을 제외한 유럽 전역이 뭉쳐진 ‘유라시아’, 중국과 일본 한국 등이 내전 끝에 단일 국가로 재편된 ‘동아시아’로 삼분된 상태. 그 정립의 질서 역시 서로간의 반목(전쟁)과 동맹을 통해 유지된다.

서사의 얼개는 오세아니아의 진리부(Ministry of Truth) 직원인 외부 당원 윈스턴 스미스의 저항과 좌절을 따라 전개된다. 그는 질서의 전복, 권력의 전복을 꿈꾼다. “미래를 향해, 과거를 향해, 사고가 자유롭고 저마다의 개성이 다를 수 있으며 혼자 고독하게 살지 않는 시대를 향해, 진실이 존재하고 일단 이루어진 것은 없어질 수 없는 시대를 향해”나아가고자 했던 그의 의지는, 하지만 꺾이고 만다. 파편으로도 남지 않는 철저한 의식 개조(이중 사고). “오, 잔인하고 불필요한 오해! 오, 저 사랑이 넘치는 품 안을 떠나 고집스럽게 스스로 택했던 유형(流刑)! 술내 나는 두 줄기 눈물이 코 옆으로 흘러내렸다. 그러나 잘되었다. 모든 것이 잘되었다. 투쟁도 끝났다. 그는 자신을 이긴 것이다.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는 문장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지난 60여 년 동안 빅 브라더도 진화했고, 지배ㆍ통제의 방식도 분화하며 진화했다. 오늘의 세계가 적어도 ‘1984’의 그것과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에 대항해 보이지 않게 진화해온 다양한 백신의 덕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투쟁이 끝났다’고 믿는 순간 지옥이 완성되리라는 오웰의 지독한 예언은 아직도 유효할 것이다. 오웰보다 앞서 같은 원리지만 상반된 방식으로 구현된 올더스 헉슬리의 지옥 ‘멋진 신세계’도 있었다. 최윤필기자 proos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