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스테판 커리(28ㆍ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르브론 제임스(32ㆍ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2015~16 NBA 파이널(7전4승제) 대결 뒤에선 스포츠 브랜드기업들의 총성 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커리를 지원하는 언더아머와 제임스의 후원사 나이키가 그 주인공이다.
언더아머 농구화 ‘커리 효과’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지난 3일 “제임스와 커리의 대결은 나이키와 언더아머의 대결이기도 하다”며 “1월부터 3월까진 제임스의 농구화가 많이 팔렸지만, 4,5월에는 커리의 농구화가 더 많이 판매됐다”고 전했다. 매체는 농구화 시장점유율에서 에어조던이 75%를 차지하고 있고 코비 브라이언트(14%), 제임스(6%ㆍ이상 나이키), 커리(5%)가 뒤를 잇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 나이키의 아성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20년 이상 후발주자임을 감안하면 언더아머의 약진이 돋보인다.
언더아머를 국내에 수입하는 갤럭시아코퍼레이션 마케팅팀의 한 관계자는 7일 본보와 통화에서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에선 언더아머가 매출액에서 아디다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며 “국내에서도 ‘커리2’ 농구화는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언더아머가 커리와 계약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정점에 오른 선수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와 계약해 지원하는 것이 방침이었다”고 말했다.
커리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이키의 후원을 받았다. 그러나 2012년 나이키는 커리에게서 스타성을 보지 못해 그와 계약을 중단했다. 실제 커리는 2011~12시즌 66경기(단축시즌) 중 26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14.7득점 6.9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언더아머는 커리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그와 연간 400만 달러(약 47억 원)라는 비교적 싼 값에 계약을 체결했다. 커리는 이후 시즌(평균 22.9득점)부터 기량을 급격히 발전시켜 올 시즌엔 평균 30.1득점을 올렸다. 언더아머는 언더독(상대적 약자) 선수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나이키와 언더아머의 파이널 승자는
나이키는 지난 해 12월 제임스와 종신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정확한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역대 나이키가 맺은 계약 중 가장 큰 규모일 것”이라고 전했다. 나이키도 제임스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간파했다. 제임스가 NBA에 데뷔하기 전인 2003년부터 인연을 맺어왔다. 당시 7년간 9,000만 달러(1,043억원) 규모의 계약을 했고, 2010년에는 연간 3,000만 달러(348억원)에 재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금액에서는 제임스가 커리를 압도하지만, 올 시즌 NBA 파이널 승부는 언더아머의 압승으로 끝날 분위기다. 지난 6일 2차전까지 커리의 골든스테이트는 제임스의 클리블랜드에 2연승으로 앞서고 있다. 골든스테이트가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할 경우 언더아머의 매출과 위상은 더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나이키의 아성이 쉽게 깨지진 않을 것이지만, 나이키와 언더아머의 격차는 꾸준히 좁혀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다른 종목에서도 브랜드사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골프에선 언더아머(조던 스피스)와 나이키(타이거 우즈ㆍ로리 매킬로이)가, 축구에선 나이키(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아디다스(리오넬 메시)가 매출 전쟁을 벌이고 있다. 테니스에선 유니클로(노박 조코비치)와 나이키(로저 페더러ㆍ라파엘 나달), 언더아머(앤디 머레이) 요넥스(스탄 바브링카) 등이 경쟁 중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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