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채택 및 처방 유도 대가로 45억원대 리베이트를 주고 받은 제약회사 직원과 의사 등 491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단일 사건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약사법ㆍ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Y제약사 직원 161명과 의사 292명, 병원 사무장 38명을 검거해 이 중 Y사 총괄상무 박모(53)씨와 의사 임모(50)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Y사 직원들은 2010년 초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전국 국립ㆍ대형 병원 등 1,070여곳의 의료관계자들을 상대로 약 처방액의 5~750%에 해당하는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Y사가 건넨 리베이트는 현금과 상품권, 골프채 등 현물을 포함해 총 45억원에 달한다.
경찰 조사 결과 Y사 직원 중 일부는 카드깡(신용카드로 물건을 사는 것처럼 꾸며 결제한 뒤 현금을 받는 행위)과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의 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법인카드로 산 물건을 되팔거나 자신이 온라인 마켓에 게시한 물건을 법인카드를 이용해 스스로 구입하는 방식을 써서 현금을 만들었다. Y사 영업사원들은 또 현금성 리베이트 외에도 빵 배달, 자녀 데려오기, 휴대폰 개통 등 의사들의 잡무를 대신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리베이트는 약값 인상 요인이 되고 그 부담은 결국 국민이 떠안게 된다”며 “불법 리베이트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법 개정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돼 보건복지부에 제도 개선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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