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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박주영처럼… 와일드카드 해결은 결국 손흥민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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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박주영처럼… 와일드카드 해결은 결국 손흥민 몫

입력
2016.06.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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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제공
경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제공

손흥민(24ㆍ토트넘)의 리우올림픽 와일드카드(23세 초과) 합류를 놓고 작은 소동이 일었다.

신태용(46)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6일 덴마크와 ‘4개국 올림픽 국가대표 축구대회’를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와일드카드로 확정 발표한 손흥민도 구단이 협조를 안 하면 원점에서 검토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솔직히 말하면 고민 중이다”고 답했다. 손흥민을 제외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 눈길을 끌었다. 신 감독은 7일 본보와 통화에서 “손흥민을 안 뽑겠다는 게 아니라 토트넘이 손흥민을 안 보내주는 답답한 상황이 나올 수 있어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다”라고 해명했다.

쟁점은 손흥민의 올림픽팀 합류 여부가 아니라 시기다. 손흥민도 스페인-체코와 평가전을 마친 뒤 7일 귀국해 “토트넘에서 올림픽은 확실히 보내주기로 했다. 다만 합류 시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은 낯선 시차와 기후 때문에 현지 적응이 더 중요하다. 와일드카드의 경우 기존 선수들과 발을 맞춰 볼 시간도 필요하다. 올림픽팀은 7월 초 소집해 15~18일경 베이스캠프인 브라질 상파울루로 가서 약 2주 동안 담금질을 할 예정이다. 이어 7월 말 결전지 사우바도르로 들어가 8월 4일 피지와 조별리그 1차전을 준비한다. 신 감독은 늦어도 7월 20일경에는 모든 선수들이 모여야 훈련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거라 보고 있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지난 2일 나이지리아와 국제 친선대회에 앞서 경기장을 응시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지난 2일 나이지리아와 국제 친선대회에 앞서 경기장을 응시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결국 이 매듭은 손흥민이 풀어야 한다.

신 감독이나 대한축구협회가 토트넘에 차출을 요청할 수는 있지만 한계가 있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구단을 설득할 최후의 보루는 선수의 강력한 의지다.

2010년 겨울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사령탑 홍명보(47) 항저우 그린타운 감독은 와일드카드로 박주영(35ㆍ서울)을 낙점했다. 축구협회가 박주영의 소속 팀 AS모나코에 차출을 요청했지만 답은 지지부진했다. 모나코는 최종적으로 ‘차출 불가’ 공문을 보냈다. 비상이 걸린 홍 감독과 축구협회는 부랴부랴 대체 자원 물색에 나섰다. 하루 만에 반전이 벌어졌다. 모나코가 기존 입장을 급선회했다. 박주영이 감독과 직접 테이블에 앉아 3시간에 걸친 마라톤 담판 끝에 허락을 받아냈다.

당시 박주영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박주영은 자신이 병역 혜택을 받아야 유럽에서 롱런하고 모나코도 이득이라는 논리를 폈다. 문제는 박주영이 2008년 여름, 모나코에 입단할 때 병역 의무를 구단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병역 이야기를 처음 들은 모나코 단장과 감독은 “올림픽도 아니고 도대체 아시안게임을 가려는 이유가 뭐냐” “프로 선수가 왜 군대를 가야 하느냐”고 이해를 못했다. 그들은 평소 가까웠던 한국 에이전트 등 지인들에게 자세히 수소문한 뒤에야 한국 선수들과 올림픽 그리고 병역의 상관관계를 깨달았다.

박주영 사태 이후 한국 선수들은 유럽에 갈 때 병역 의무를 구단에 미리 고지한다. 손흥민도 작년 여름 토트넘으로 이적할 때 이렇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이 일단 올림픽에 보내주겠다고 결정한 배경이다. 마지막으로 남은 건 합류 시기인데 이를 조율하는 게 손흥민 몫으로 남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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