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사과
“서울메트로 퇴직자 채용 의무화한 계약 조항 삭제”
스크린도어 정비 자회사 대신 직영 전환 등 원점서 검토
서울시가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와 관련해 대시민 사과와 함께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 척결을 선언했다. 스크린도어 정비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 설립 추진을 중단하고 직영 전환을 검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7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계약과 기존 민간위탁 계약 중인 사업에 서울메트로 퇴직자 채용을 의무화한 계약서상 특혜조항을 모두 삭제해 원천적으로 메피아를 척결하겠다”고 말했다.
공사 퇴직자와 신규채용자 간 불합리한 차등보수체계도 기술력과 경력 등에 근거한 합리적 기준으로 보수체계를 재설계해 모든 직원에게 공통 적용하기로 했다.
안전관련 업무의 외주는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시는 우선 사망한 김군이 소속된 은성 PSD에 대해서는 당초 자회사로 전환하려던 계획을 중단하고 직영전환을 포함해 원점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메트로 24개역 스크린도어를 민간투자방식으로 관리하는 유진메트로컴도 협약변경을 통해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직영방안도 고려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시민의 생명ㆍ안전과 직결된 업무, 위험한 업무의 외주화에 대해서는 직영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직영전환에 따른 공기업 정원 증가는 행정자치부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직영 전환이 쉽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시는 이 같은 내용들을 구체화해 다음달 지하철 안전종합대책을 발표한다.
이와 별도로 시는 모든 산하기관의 외주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하철 양 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18개 산하기관의 외주사업 실태를 1차 점검한 결과 SH공사·시설공단 등 11개 산하기관에서 596개의 외주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건물관리, 경비, 청소 등 시설물 관리 외주사업이 582개(97.6%)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설비(승강기 등) 및 시스템(전기 및 통신) 관련 외주사업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와 관련 오는 10월 중장기 안전과제 혁신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구의역 사고에 대해서는 민관합동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고경위 및 원인을 철저히 밝히기로 했다. 위원회는 시민대표(5명)와 각계 전문가(5명) 등 총 15명 내외로 구성되고, 위원장은 김지형 전 대법관이 맡는다. 진상규명위는 7월까지 진상규명을 완료하고 결과를 시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김군의 유족과 서울메트로는 7일 김군의 장례절차에 합의했다.
발인은 9일 오전 건국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되고 장례 절차는 유족 뜻에 따르며, 관련 비용은 서울메트로가 부담한다. 서울메트로는 또 유족을 위로하고 사과하는 뜻에서 위로금도 지급한다. 이밖에 김군의 명예와 시민추모를 위해 사고현장 근처에 사고개요와 추모내용을 담은 위령표지가 설치된다.
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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