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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세모자 성폭행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무속인에 대해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그의 말을 맹신, 두 아들을 세뇌시켜 자작극을 벌인 어머니에 대해서도 유죄가 인정됐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6단독 김승주 판사는 7일 열린 이 사건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무고교사죄 등으로 기소된 무속인 김모(56ㆍ여)씨에게 검찰의 구형량(징역 8년)보다 많은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또 무고와 아동복지법 위반죄 등으로 기소된 어머니 이모(45ㆍ여)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학대 피해를 당한 아이들은 오랫동안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의 인생이 부서진 것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특히 “무고는 죄질이 가장 나쁜 사건임에도 무속인 김씨는 깊은 반성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엄벌 필요성을 설명했다.
재판부는 어머니 이씨 역시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김씨를 보호하는 취지의 진술을 계속했으나 아이들이 처벌을 원치 않은 점 등을 양형에 참작, 구형량(징역 4년)보다 낮은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선처를 바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씨는 지난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남편과 시아버지 등 44명에게서 성폭행 당했다며 36차례에 걸쳐 수사기관 11곳에 허위 고소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됐다. 10대 아들 2명에게 성범죄 관련 내용을 주입해 허위 진술을 하도록 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하고 학교에 보내지 않아 교육기회를 박탈한 혐의도 받았다.
수사결과 이씨의 무고는 이씨 부부의 재산을 노린 무속인 김씨가 뒤에서 조종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아버지에게 증여 받은 이씨 부부의 부동산 50억 원 가운데 상당액이 수년에 걸쳐 김씨에게 넘어간 사실이 드러났고, 아이들에게선 성범죄 피해 등 특이소견이 나오지 않았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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