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최형우(왼쪽)-두산 이현승. /사진=임민환 기자
어느덧 프로야구 개막 후 두 달, 팀 당 50경기 이상을 치렀다. 올해도 어김없이 시즌 종료 후 거물 FA(프리에이전트)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일부 선수는 벌써부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활약을 살펴볼 때 삼성 4번 타자 최형우(33)와 두산 마무리 투수 이현승(33)이 가장 두드러진다. 둘 모두 팀 내 대체 불가한 자원으로 자신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고 있다.
최형우는 이번 시즌 '타점 생산 기계'로 거듭났다. 6일 현재 54경기에서 57타점을 쓸어 담았다. 4월 21타점을 시작으로 5월 27타점, 그리고 이달 들어 9타점을 더했다. 부문 2위 SK 정의윤(47타점)과 격차는 10개다. 그는 또한 지난 1일 넥센전에서 솔로 홈런으로 팀 통산 최초 2만 타점째를 올리는 영예도 안았다.
2002년 2차 6라운드 48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2005년 방출, 2008년 재입단까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역대 삼성 타자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824타점을 쌓는 사자 군단의 상징적인 타자가 됐다. 지금 페이스라면 올해 안에 '헐크' 이만수(은퇴)의 기록(861타점)을 무난히 갈아치운다. 역대 삼성 타자 개인 최다 타점은 이승엽(40)이 1,334개, 양준혁(은퇴)이 1,100개로 나란히 1,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형우는 올해 타점뿐만 아니라 0.368의 고타율에 홈런도 14개를 쳤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126에 달하고 득점권 타율 역시 0.346으로 빼어나다. 시즌 전부터 야수 FA 최대어로 뽑혔던 그 명성 그대로다.
야구계는 이번 시즌을 마치면 최형우가 지난해 NC 박석민(31)이 기록한 역대 FA 최고 몸값(96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 한 지방 구단은 벌써 최형우 영입 자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올해 연봉은 7억원이다.
최형우는 "아직 FA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며 "경기도 많이 남았고, 지난해에도 초반에 좋았다가 마지막에 안 좋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끝까지 꾸준한 성적을 내기 위해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두산 이현승은 투수 FA '빅3' SK 김광현(28), KIA 양현종(28), 삼성 차우찬(29)의 이름값에 가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지만 팀 내 존재감만큼은 단연 으뜸이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팀의 고질적인 약점 뒷문을 마무리로 책임지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올해도 마찬가지로 16세이브(1위)로 팀의 선두 질주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현승은 다른 소방수들보다 평균자책점이 3.51로 높은 편이지만 블론 세이브는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없다. 풀타임 마무리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는 앞으로 2개의 세이브를 더하면 지난 시즌 기록과 타이를 이루고 이후 1개씩 추가할 때마다 새 기록을 써나간다.
FA 시장에서 정상급 불펜 투수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정우람(한화)이 84억원 잭팟을 터트렸고, 2014년에는 안지만(삼성)이 6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제 마무리 투수는 1선발급 대우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현승이 지금처럼 수호신으로 시즌을 완주한다면 '대박 계약'은 꿈이 아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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