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현실화하면 네덜란드와 아일랜드, 키프로스, 포르투갈 등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7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발생 시 EU경제 영향' 보고서에서 "5월 하순 이후 브렉시트 찬성(EU 탈퇴)이 반대(잔류)와 박빙의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어 부동층의 향배와 투표율이 관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EU와 노무라, 글로벌카운실(Global Council) 등의 자료를 토대로 영국에 대한 수출과 외국인직접투자(FDI), 영국 거주민, 은행거래 등을 국가별로 분석한 결과다.
네덜란드는 영국과의 합작기업이 많아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네덜란드에 이어 아일랜드와 키프로스, 포르투갈, 그리스, 스웨덴 등이 브렉시트의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슬로베니아와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은 영국과의 무역이나 직접투자, 영국 거주민 등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은 오는 23일 국민 투표를 통해 EU를 탈퇴할지, 잔류할지를 결정한다.
국제금융센터는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교역과 투자, 금융거래 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금융지표가 악화되고 경기둔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선 EU국가의 주가가 6개월간 15%가량 하락하고 유로는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시장에선 아일랜드와 이탈리아를 비롯한 남유럽국가의 국채금리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떠나도 협상기간과 타결 후 유예기간을 고려하면 무역은 상당기간 현 상태가 유지될 것이며, 비(非)EU 국가이면서 EU와 자유무역을 하는 노르웨이·스위스와 유사한 지위를 누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커지고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면 단기적으로 내수가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지만, 무역 위축 규모가 크지 않고 영국을 이탈한 해외투자자금이 EU 지역으로 유입되면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브렉시트 결정 후 파운드와 유로가 동반 약세를 보이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EU 경기둔화가 가중되면 중국 성장세 둔화에 EU까지 가세하면서 유럽에 대한 여타 경제권의 수출이 줄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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