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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헌 네이버 대표, 넥슨 주식 매입 자금 출처 ‘꼼수 해명’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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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헌 네이버 대표, 넥슨 주식 매입 자금 출처 ‘꼼수 해명’ 일파만파

입력
2016.06.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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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준 검사장의 이른바 '주식 대박'에 국내 최고 게임사 넥슨의 회사 자금이 흘러들어 간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5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 모습. 연합뉴스
진경준 검사장의 이른바 '주식 대박'에 국내 최고 게임사 넥슨의 회사 자금이 흘러들어 간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5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 모습. 연합뉴스

넥슨에서 돈 빌린 사실 함구한 채

4억여원 송금 사실만 밝혀

“진경준과 입 맞춘 것 아니냐”

시민단체 “소환 조사” 촉구

진경준(49) 검사장 등의 2005년 넥슨 주식 매입 자금 출처가 넥슨인 것으로 드러나며 그 동안 마치 자신의 돈으로 주식을 산 것처럼 ‘해명’해 온 김상헌(53) 네이버 대표의 도덕성도 도마에 올랐다. 당시 진 검사장, 김 대표에게 주식 매입을 중개한 박성준(49ㆍ전 NXC 감사)씨도 본보와의 인터뷰(4월 7일자 1면)에서 넥슨과의 연관성을 부인, 셋이서 입을 맞춘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등 시민단체들은 6일 진 검사장과 함께 넥슨으로부터 4억2,500만원을 빌려 넥슨 비상장 주식 1만주를 산 김 대표를 소환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그 동안 넥슨 및 진 검사장과의 관련성을 일축해 오면서 사실상 상황을 오도했다는 게 시민단체 지적이다. 실제로 김 대표는 지난 4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5년 컨설팅업체에서 일하고 있던 박성준씨에게서 비상장이었던 넥슨 주식 투자 권유를 받아 주당 4만원 대에 구입했다”며 “총 4억여원을 박씨가 송금하라고 해서 송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무부 감찰 결과에 따르면 진 검사장뿐 아니라 김 대표도 넥슨으로부터 4억2,500만원을 빌려 넥슨 주식을 샀다. 김 대표는 자금 출처 부분은 숨긴 채 송금 사실만 밝힌 것이다. 투기자본감시센터 관계자는 “김 대표도 진 검사장과 마찬가지로 뇌물을 받으면서 위장 거래까지 한 것”이라며 “공범인 김 대표 역시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5년 당시 넥슨의 요청을 받아 두 사람의 주식 매입을 돕고 자신도 1만주를 사들인 박씨도 지금까지 “넥슨이 성공할 것 같으니 한 것일 뿐”이라고 말해 왔다.

김 대표와 박씨의 이러한 ‘해명’은 진 검사장과 넥슨을 두둔하기 위해 자금의 출처가 넥슨이었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감춘 것이란 의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거짓말을 한 건 아니지만 사실상 거짓 증언을 한 것이란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김 대표가 네이버에 입사하기 전의 개인적인 일”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김 대표도 별 다른 추가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정보기술(IT) 업체 수장들의 도덕 불감증이 한꺼번에 터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중반 일부 IT 업체들이 비상장 주식을 이용해 정ㆍ관계 고위 인사들에게 ‘주식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전체 업계로 퍼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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