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득점 1위 구단 간의 맞대결에서 시원한 골 폭죽이 터졌다. FC 서울전 징크스를 끊기 위해 날카로운 창을 드러낸 제주 유나이티드가 원정에서 귀중한 승리를 낚으며 4위로 도약했다.
제주는 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서울과 원정 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4-3로 재역전승했다. 이날 승리로 제주는 2008년 5월 이후 무려 8년 만에 서울 원정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이날 일정은 서울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으로 인해 미뤄진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경기다.
팀 평균 득점(2점)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던 양팀간 창과 창의 대결다웠다. 후반에만 6골 등 모두 7골이 터지는 공방 속에 제주가 웃었다. 제주는 서울전 절대 약세를 끊어 의미를 더했다. 제주는 서울 원정 11경기 연속 무승(2무 9패)과 최근 10차례 맞대결에서 1승 4무 5패로 밀린 설움을 풀었다. 특히 최용수(43) 서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1년 4월 이후 1승 6무 9패로 열세였다. 제주(6승 2무 4패 승점 20)는 또 이날 승리로 울산(승점 18)을 밀어내고 4위로 도약했다.
반면 서울은 안방에서 단독 선두 탈환의 기회를 놓쳤다. 서울은 전북 현대(7승 5무 승점 26)에 승점 3(7승 2무 3패 승점 23)이 뒤진 2위에 머물렀다. 후반 20분 이후 3골을 얻어맞은 서울로선 K리그와 FA컵, ACL를 병행한 4월부터 2달간 15경기를 소화한 체력적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다.
경기장에는 연휴의 끝자락을 맞아 1만7,466명의 관중이 운집해 응원전을 펼쳤다.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주변은 축제 분위기를 연출할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해가 구름에 가려 선선해진 날씨 속에 시작된 전반전 초반 양상은 제주가 주도했다. 이근호와 마르셀로 등이 공격을 주도한 제주는 2~3차례 득점 찬스를 잡았으나 골로 연결시키는 못했다.
전열을 가다듬기 시작한 서울의 공격을 잘 막은 제주는 전반 41분 선제골을 뽑았다. 역습 상황에서 마르셀로가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올린 크로스를 정영총이 골대 정면에서 헤딩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서울은 후반 시작과 함께 총공세에 들어가 2분 만에 고요한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고요한은 오른발로 크로스를 올릴 것처럼 속임 동작을 한 뒤 중앙으로 접고 들어가 왼발로 반대편 골문을 향해 슛을 날렸다. 서울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7분 뒤인 후반 10분 교체 투입된 윤주태가 고요한과 주고받는 패스로 1대1 찬스를 만들고 윤일록의 슈팅이 골키퍼 맞고 나오자 고요한이 재빨리 역전골을 꽂아 승부를 뒤집었다.
서울은 후반 16분 윤주태의 골로 3-1을 만들며 사실상 쐐기를 박는 듯 했으나 저력의 제주는 후반 22분 김호남의 논스톱 슈팅에 이은 마르셀로의 골로 추격한 데 이어 후반 32분에는 정운이 좌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김호남이 완벽한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김호남은 1골 2도움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제주는 동점을 내주고 망연자실한 서울을 몰아쳐 불과 2분 뒤인 후반 34분 이번에는 권순형의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4-3의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서울은 후반 40분 박주영을 투입했지만 무위에 그치며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정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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