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 폭 20% 초반 수준
해운동맹 재가입만 남아
한진해운은 협상에 난항
지난 3월 말 조건부 자율협약에 들어가며 그 동안 회생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던 현대상선이 최대 난관인 용선료(선박 임대 비용) 인하 협상을 사실상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최근 회사채 보유자를 상대로 한 채무 재조정에 이어 용선료 깎기에도 성공한 현대상선으로선 회생 문턱에 한발 더 다가선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6일 “지난 2월부터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 협상을 해온 현대상선이 이르면 7일이나 8일 용선료 인하 협상 타결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협상 마무리 단계로 서명 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며 현재로선 협상이 뒤집힐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부터 끌어온 용선료 인하 협상이 4개월 만에 성과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다만 용선료 인하 폭은 당초 현대상선의 목표치인 평균 30%에 못 미치는 20% 초반 수준에서 양쪽이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마지막 과제인 해운동맹 재가입 문턱만 넘으면 채권단으로부터 약속한 금융지원(7,000억원 출자전환)을 받아 대략 1조원대의 부채를 자본으로 바꿀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현대상선은 1,563%(3월말 기준)에 이르는 부채비율이 200% 안팎으로 내려가 정부가 조성한 선박펀드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선박펀드가 초대형 선박을 발주하면 현대상선이 이를 싼값에 빌리는 방식이다. 당국은 현대상선이 새로운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 보고 있어 선박펀드 지원도 무리 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순항하는 현대상선과 달리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이날 “용선료 협상이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권에선 용선료를 연체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한진해운이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추가 지원을 받지 못하면 앞으로의 구조조정 과정이 험난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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