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뉴욕서 반기문과 회동 앞두고
이해찬 무소속 의원이 5일(현지시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대망론과 관련해 “외교관은 정치에 탤런트가 맞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 이 의원은 이날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애난데일의 한 식당에서 동포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갈등이 심한 정치에 외교관 캐릭터는 맞지 않는다. 정치는 돌다리가 없어도, 물에 빠지면서도 건너가야 하는데 외교관은 돌다리를 두드리고도 안 건너간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그 동안 외교관을 많이 봤지만 정치적으로 대선후보까지 간 사람은 없었다”며 “외교 차원의 정치는 하지만 경제ㆍ사회ㆍ정책ㆍ문화ㆍ교육 등 외교관계 이외의 나머지 영역에서는 인식이 그렇게 깊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 총장이) 국내정치를 하는 데 과연 적합한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오는 8일 뉴욕에서 반 총장과도 회동할 예정이다. 그는 “정치 얘기를 하는 자리가 아니다”면서 “오래 못 봤는데 우리가 미국에 왔다는 얘기를 듣고 반 총장이 ‘차 한 잔 하자’고 연락을 해 와 차나 한 잔 하는 자리”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참여정부에서 외교부 장관을 지낸 반 총장이 2006년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될 당시 이 의원은 국무총리였다.
반 총장이 지난달 방한 기간 대권 도전을 시사하면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것에 대해선 “맥락을 보면 언론이 (반기문 대망론을) 붐업 시키려는 의도가 강하다”면서 “여권에서 대선후보가 전멸하다시피 해 무주공산이 된 상황이니 그 공백을 메우려고 언론이 그렇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의원은 간담회에서 2019년 8월 노무현 전 대통령 생일에 맞춰 김해 봉하마을에 개관 예정인 노무현 대통령 기념관 내부의 시뮬레이션 영상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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