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된 가격 조정 신청 검토”
미래에셋대우 소액주주들 반발
삼성물산 판결 대법서 확정 땐
가격 상향 조정 가능성 다분해져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한 주주에게 제시된 당시 삼성물산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낮게 책정됐다는 서울고등법원의 최근 판결이 오는 11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옛 KDB대우증권) 합병에도 영향을 미칠지 금융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서울고법의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의 상향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추가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합병계약을 체결한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두 회사 간 주식을 1대 2.97로 오는 11월 1일 합병한 뒤 같은 달 28일 신주를 상장하기로 했다. 9월 21일~10월 19일 합병반대 의사통지를 접수 받고, 10월 20~31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등을 거쳐 합병을 마무리 짓기로 한 것이다. 합병에 반대하는 미래에셋대우 주주를 위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7,999원(보통주 기준)으로 결정됐다. 주식매수청구권은 기업의 합병 등에 반대했던 주주가 자신의 소유주식을 공정한 가격으로 매수하도록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 소액주주들은 “해당 주식이 저평가됐다”며 집단행동을 준비 중이다.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합병계약 체결일 전날 기준으로 최근 2개월ㆍ1주ㆍ1일 주가를 가중산술평균해 결정되는데, 미래에셋대우 주가가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가격이 산출돼 손해를 보게 됐다는 것이다. 이들의 미래에셋대우 지분은 약 2.4%(800만주)에 달한다.
실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 당일(지난해 12월 24일) 1만200원이던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합병결의일(5월 12일) 7,650원으로 25% 급락한 반면,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같은 기간 1만9,650원에서 2만2,900원으로 16.5% 급등했다. 정종각 대우증권 소액주주 권리찾기 대표는 “합병과정에서 미래에셋대우의 소액주주가 큰 불이익을 받게 됐다”며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조정 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주식을 갖고 있던 산업은행의 매각가는 주당 1만7,000원으로 소액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보다 2배 이상 높다.
특히 지난달 31일 서울고법이 옛 삼성물산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주당 5만7,234원에서 6만6,202원으로 16.4% 올리라고 판결함에 따라, 이들의 목소리도 힘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삼성물산이 합병계획 발표를 앞두고 일감을 다른 그룹 내 계열사로 넘기는 등 주가 낮추기에 나선 정황을 들며 합병설이 돌기 전인 2014년 12월 17일 시장가를 기준으로 청구가를 새로 산출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주식매수청구가 산정시점을 대우증권 인수 결정 전날인 지난해 12월 23일로 바꿀 경우 매수청구가가 제시된 가격보다 20%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산정은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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