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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수주 잔량, 17년 만에 日에 추월당할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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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수주 잔량, 17년 만에 日에 추월당할 위기

입력
2016.06.0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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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격차 2003년 이후 최저

유가 오르고 원자재값 바닥 쳐

일각선 “하반기 발주 물꼬” 기대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국내 조선업계가 극심한 수주 가뭄에 시달리면서 남은 일감을 의미하는 선박 수주 잔량에서 일본과의 격차가 2003년 이후 가장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 절벽이 이어질 경우 자칫 일본에 추월 당해, 중국에 이은 조선 수주잔량 세계 2위 자리까지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영국의 조선ㆍ해운 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5월말 기준 한국의 수주잔량은 2,554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일본(2,228만CGT)보다 불과 326만CGT 많았다. 조선업이 호황이던 2008년 8월 한국과 일본의 수주잔량 격차가 3,160만CGT였던 점을 감안하면 10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이는 2003년 8월 259만CGT 이후 가장 적은 격차다. 1999년 12월 수주 잔량에서 일본을 처음으로 앞질렀던 한국은 이후 계속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선박 발주량이 급감하면서 수주 가뭄 현상은 전세계 조선업체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지만 국내 업체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각하다. 1~5월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 점유율은 5.3%로 중국(40.2%)은 물론, 일본(6.3%)에도 뒤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만해도 한국은 전세계에서 발주된 선박의 40%를 일감으로 확보했다.

국내 조선업체의 이 같은 수주 절벽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8년과 유사하다. 클락슨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08년10월부터 2009년5월까지 8개월 동안 선박 수주를 하지 못했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비슷한 시기 각각 9개월씩 특수선을 제외한 일반 선박을 전혀 수주하지 못했다. 업계 일각에선 당시 선박 수주가 2009년 하반기부터 회복되기 시작해 2010년 정상화한 점에 비춰볼 때 구조조정 이후 올 하반기부터 선박 발주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내 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럴당 20달러선까지 떨어졌던 국제 유가가 45달러까지 올라섰고,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도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여 노후 선박 교체 수요 등으로 선박 발주가 서서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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