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박병호(30)가 지독한 ‘아홉수’를 끝내고 대포를 터트렸다. 하지만 긴 침묵의 시간에서 확인했던 숙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박병호는 6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 홈 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시즌 10번째 아치를 그렸다. 1-1로 맞선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좌완 선발 드루 스마일리의 시속 119km짜리 슬라이더를 잡아 당겼고, 타구는 왼쪽 2층 관중석을 때렸다. 지난달 14일 클리블랜드전에서 9호 홈런을 기록한 뒤 23일, 19경기 만에 뽑아낸 홈런이다. 이로써 박병호는 빅리그 데뷔 첫 시즌에 최희섭(2004~05년)과 추신수(텍사스ㆍ2008년 등 총 7회), 강정호(피츠버그ㆍ2015년)에 이어 한국인 타자로는 4번째로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하지만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기 위해서 남은 숙제도 뚜렷하다.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둘렀던 박병호는 빠른 볼에 약점을 드러낸 이후 부진에 빠졌다. 최근 홈런이 나오지 않은 18경기 동안 타율은 0.175(63타수 11안타)에 그쳤다. 상대 배터리는 박병호에게 더욱 철저하게 속구 위주의 승부를 건다. 이날도 박병호가 다섯 차례 타석에서 본 18개의 공 중 홈런으로 연결한 슬라이더와 세 번째 타석에서 헛스윙을 한 129km짜리 체인지업을 제외한 16개의 공이 모두 패스트볼이었다.
1회 첫 타석에서 스마일리에게 직구 세 개로 3구 삼진으로 물러난 박병호는 4회 세 번째 타석에서 시속 146km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때렸지만 포수 파울 플라이에 그쳤다. 6회 2사 2루에서는 상대 투수 에라스모 라미레즈가 3번 타자 조 마우어를 고의 4구로 내보낸 뒤 박병호와 승부를 택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볼 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53km의 포심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8회 마지막 타석에는 사비에르 세데뇨의 3구째 시속 145km 패스트볼에 2루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5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한 박병호는 시즌 타율 0.217를 유지했다. 미네소타는 5-7로 졌다.
득점권에서도 여전히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박병호는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이 0.103(39타수 4안타)에 그친다. 올 시즌 홈런 10개 중 9개가 솔로포에 그치는 점도 아쉽다. 중심타선으로 나서는 만큼 타점을 수확하며 팀 승리를 견인해야 하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지만, 박병호가 침묵했던 기간 18경기에서 거둔 타점은 3개뿐이다. 반면 삼진은 22개나 당해 경기당 1.2개에 달했다.
한편 강정호(29)는 이날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경기에 4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4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시즌 타율은 0.284로 올랐다. 3-1로 앞선 5회 중전 안타를 때려낸 강정호는 4-5로 뒤진 9회말 1사 1루에서 휴스턴 스트릿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뽑아내며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하지만 피츠버그는 마지막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4-5로 졌다.
시애틀 이대호(34)는 텍사스전에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했지만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최근 4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이 중단되며 시즌 타율은 0.305로 떨어졌다. 볼티모어 김현수(28)는 뉴욕 양키스와 경기에 0-1로 뒤진 7회 1사 2루에서 조이 리카드의 대타로 나왔지만, 델린 베탄세스에게 삼진을 당했다. 시즌 타율은 0.377로 떨어졌다. 세인트루이스 오승환(34)은 샌프란시스코와 경기에 5-3으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해 시즌 9번째 홀드를 따냈다. 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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