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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잠룡들 빨라진 대권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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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잠룡들 빨라진 대권 발걸음

입력
2016.06.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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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ㆍ안철수 ‘투 톱’ 체제에

손학규, 정계 복귀 시기 고심

안희정ㆍ김부겸도 존재감 부각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오른쪽)과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3일 저녁 전남 목포의 커피숍에서 단독 회동을 마친 뒤 손을 잡고 나오고 있다. 목포=연합뉴스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오른쪽)과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3일 저녁 전남 목포의 커피숍에서 단독 회동을 마친 뒤 손을 잡고 나오고 있다. 목포=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여권의 대권주자로 집중 부각되면서 야권의 대권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투 톱 체제를 형성한 가운데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과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부겸 의원 등 야권 잠룡들도 존재감 부각에 힘쓰는 모양새다.

“정치의 새 판을 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정계복귀 수순을 밟고 있는 손 전 고문은 지난 3일 목포에서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온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단독 회동했다. 양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두 사람이 정계복귀 시기와 명분과 관련한 의견을 나눈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손 전 고문 측 관계자는 5일 “손 전 고문이 이대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복귀 시기 등에 대해선 전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은 4ㆍ13 총선에서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의 지원 요청을 거절하면서 스스로 복귀 시기를 놓쳤다. 때문에 손 전 고문이 이번에는 복귀 명분과 시기를 결정하는 데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야권에선 8월 말 더민주 전당대회가 대권 경쟁구도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만약 친노가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관리하는 새 지도부를 장악할 경우, 문 전 대표 중심의 대권구도가 더욱 고착화하면서 손 전 고문의 정계 복귀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2012년 당 대선후보 경선 때에도 양측은 경선 룰 공정성 시비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때문에 지역위원장 교체 등을 두고 친노ㆍ비노 간 갈등이 폭발하게 되면, 이를 명분 삼아 손 전 고문이 제3지대 행을 선택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다만 한나라당 탈당 전력이 있는 만큼 국민의당으로 직행하기보다 제3지대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 측과 손잡고 정계개편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더민주 측은 “손 전 고문이 쉽게 당을 떠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지만 내심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전대를 전후해 당내 고질병인 계파 갈등이 재연될 경우 외연 확장은 물론 정권교체에도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당내 대선후보 경선 때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도 손 전 고문을 포함한 당내 잠룡들이 문 전 대표와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야권 잠룡들도 목소리를 내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안희정 지사는 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조찬포럼 기조발제에서 “선거 때 정치 지도자들이 영ㆍ호남, 충청을 기반으로 해서 선거를 치르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충청 출신인 반 총장에 대한 여권의 ‘충청 대망론’을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다. 김부겸 의원도 국회에서 열린 한 토크 콘서트에 참석해 “야권이 공정 경쟁을 통해 단일후보를 내서 해보자는 방향으로 갈 것이란 기대가 있다”면서 현 3당 경쟁구도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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