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원(23ㆍ금성침대)이 신데렐라 같은 스토리를 써내며 정상에 올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사상 예선을 거쳐 출전한 선수가 우승한 사례는 박성원이 처음이다.
올해 KLPGA 투어 2년차인 박성원은 5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파72ㆍ6,187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롯데칸타타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쳐 최종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정상에 올랐다. 보기 하나 없는 무결점 플레이에 2위 하민송(20ㆍ롯데)을 5타차로 따돌린 완승이었다.
박성원은 이번 대회 우승 전까지는 이름조차 생소한 철저한 무명이었다. 함평골프고 출신으로 2011년 국가 상비군을 지낸 그는 2014년 드림투어 11차전에서 딱 한번 우승했다.
지난해 KLPGA 투어 무대를 처음 밟은 박성원은 25차례 대회에서 톱10은 한번뿐이었고 벌어들인 상금은 3,134만원에 그쳤다.
박성원의 투어 2년차는 투어 대회 가운데 상당수 대회는 출전할 수 없는 조건부 출전권자로 시작했다.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 앞서 열린 이번 시즌 투어 대회 11개 가운데 5개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나마 3차례는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롯데칸타타 여자오픈도 출전 자격에 미달했지만 대기 선수로 있다가 예선전 11위로 간신히 출전권을 따냈다.
박성원은 이번 우승으로 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을 받아 지금까지 번 생애 총상금의 3배를 한꺼번에서 챙겼다. 박성원은 또 올해 KLPGA 투어 대회 출전권과 함께 내년과 2018년 전 경기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내년에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출전권도 받아 또 한차례 신데렐라 스토리를 쓸 기회도 얻었다.
아이언 샷이 강점인 박성원은 이날 송곳 같은 아이언 샷을 구사하며 스코어를 줄여나갔다. 2번(파4), 3번홀(파4) 연속 버디를 때리며 초반부터 치고 나간 박성원은 5번(파3), 6번홀(파4)에서도 연속버디를 잡아내 추격권에서 멀찍이 벗어났다. 하민송이 6번홀까지 버디 5개를 뽑아내며 한때 3타차까지 따라 붙었지만 박성원은 9번(파5), 10번(파4), 11번홀(파4)에서 줄버디를 엮어 6타차 선두로 달아나면서 일찌감치 사실상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박성원은 이날 드라이브 페어웨이 안착률 92.9%, 그린적중률 94.4%, 퍼팅수 27개를 기록했다. 박성원은 우승 후 “우승 상금으로 우선 면세점에서 엄마 화장품 선물을 사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첫날 2오버파 74타를 쳐 컷 탈락 위기에 몰렸던 ‘장타여왕’ 박성현(23ㆍ넵스)은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때린 끝에 공동20위(3언더파 213타)로 올라서는 저력을 보였다.
제주=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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