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서울을 안방으로 하는 FC서울과 ‘삼다도의 땅’ 제주에 둥지를 튼 제주 유나이티드의 맞대결은 다양한 징크스와 악연으로 얽혀 있다. 두 팀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를 펼친다. 원래 5월 22일 열렸어야 하는데 서울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을 치르는 바람에 연기된 경기다. 축구 팬들은 두 팀이 이번에는 또 어떤 스토리를 엮어낼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주에 강한 독수리
‘독수리’ 서울 최용수(45) 감독은 제주만 만나면 힘을 낸다.
그는 지난 달 14일 성남FC와 경기에서 K리그 통산 100승(정규리그+리그 컵)째를 올렸다. K리그 사령탑 최단경기(193경기), 최연소(42세8개월4일) 기록이었다. 최 감독 100승 달성의 서막이 제주였다. 감독대행 신분이던 2011년 4월 제주를 제물 삼아 사령탑 데뷔 승을 따냈다. 또한 이에 앞서 작년 4월에는 감독 데뷔 후 통산 100승(K리그와 FA컵,챔피언스리그 등 모두 포함) 기록도 작성했는데 100승의 ‘제물’이 제주였다. 최 감독은 지금까지 제주와 만나 9승6무1패로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징크스 깨지나 유지되나
제주는 얼마 전까지 서울 앞에서 ‘고양이 앞에 쥐’ 신세였다. 2008년 8월 이후 7년 동안 23경기 연속 무승(8무15패)이라는 징크스에 시달렸다. 안방에서는 더 치욕적이었다. 2006년 3월 25일 이후 14경기 연속 무승(7무7패)이었다. 하지만 드디어 ‘서울의 저주’를 풀어냈다. 작년 8월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을 2-1로 눌렀다. 하지만 아직 하나 남은 징크스가 있다. 제주는 2009년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을 상대로 11경기 무승(2무9패)이다. 조성환(46) 제주 감독은 내친김에 원정 징크스도 깰 태세다.

박주영vs이근호
1985년 동갑내기 절친 서울 박주영과 제주 이근호가 맞붙는다.
박주영은 대구 청구고 시절부터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유명세를 떨쳤다.이근호도 인천 부평고 시절 고교 축구를 평정한 에이스였다. 둘은 연령별 대표부터 국가대표까지 쭉 같이하며 우정을 나눴다. 이근호가 올 시즌 제주에 둥지를 틀며 이번에 적으로 만나게 됐다.
두 선수 모두 최근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박주영은 올 시즌 9경기 4득점으로 무릎 부상을 털어내고 비상하고 있다. 3,5라운드 주간 베스트11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근호도 8경기 2골3도움으로 공격의 선봉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7,9,10라운드 주간 베스트11에 뽑히며 빠르게 전성기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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