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6월 모의평가 국어 영역에 이어 수학 영역 문제도 유출됐다는 제보를 받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평가원은 이밖에도 여러 건의 문제유출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5일 평가원과 입시업체 등에 따르면 한 온라인 대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지난달 27일 수학 가형 출제 문제를 암시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6평(6월 모의평가) 뭐 나오는지 알려 드림”이라는 제목 아래 “21번은 미분, 30번은 적분, 29번은 평면운동이랍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글에는 또 “30번은 예상 정답률이 4%라네요”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이달 2일 치러진 모의평가에서 수학 가형의 해당 문항에는 관련 문제가 출제됐다. 평가원은 모의평가가 시행된 이후 이런 내용의 제보를 받고 이를 자체적으로 검토하는 동시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앞서 3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6월 모의평가 국어영역 문제를 사전에 제공받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유명 학원강사 이모(47)씨의 자택과 차량을 압수수색했다. 이씨는 지난달 강의에서 ▦중세국어 비문학 지문 ▦고전 문학 ‘가시리’와 ‘동동’을 연결하는 문항 ▦소설 ‘삼대’와 시 ‘우리가 물이 되어’의 지문 등이 6월 모의평가에 출제된다고 언급했다. 이씨가 언급한 유형과 지문은 실제로 모의평가에 출제됐다.
평가원은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되기 일주일 전부터 입시 학원가에서 이런 소문이 돌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달 3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평가원에 접수된 제보를 자체적으로 검토한 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계속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험생들 사이에는 ‘평가원을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경기 수원시에 거주하는 박창희(18)군은 “국어영역에 이어 수학영역에서까지 비슷한 의혹이 나왔다는 것은 평가원 보안이 전체적으로 헐거웠다는 의미”라며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의 보안에 허점이 생겼다면 수능 역시 (보안이) 100% 보장된다고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대해 평가원 측은 모의평가는 문제 출제가 끝나면 출제진의 합숙이 종료되지만 수능의 경우 출제과목의 시험이 시작돼야 출제진들이 합숙소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보안이 훨씬 철저하다고 해명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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