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아가방 미공개 정보 이용해 50억 챙긴 브로커 수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검찰이 유명 유아복 브랜드 아가방컴퍼니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 수십억원의 주식매매 차익을 챙긴 브로커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박길배)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브로커 하모(63)씨를 수사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하씨는 2014년 “아가방컴퍼니가 중국자본을 유치한다”는 호재성 미공개정보를 흘린 뒤 주식을 거래해 약 5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당시 회사 대표가 중국 기업에 주식을 매각할 때 거래를 알선한 인물이다.

아가방컴퍼니의 최대 주주였던 김욱 대표는 2014년 9월2일 약 320억원 상당의 보통주 427만2,000주(15.3%)를 중국 기업인 라임패션코리아(현 랑시코리아)에 양도해 최대주주가 바뀌었다고 공시했다. 이에 9월1일 6,700원이었던 아가방컴퍼니 주가는 9월11일 장중 한 때 9,950원까지 치솟았다. 검찰은 하씨가 공시 직전 차명으로 100억원 상당의 아가방컴퍼니 주식을 사 공시 이후 팔아 치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주식매매 자료 분석을 거쳐 하씨의 혐의를 포착해 지난달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금감원은 하씨가 최대주주 변경 거래에 직접 관여한 만큼 미공개 정보 활용 금지 대상인 ‘내부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봤다.

검찰은 조만간 하씨를 소환 조사하고 회사 내부에 또다른 연루자가 있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