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각각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투표를 통해 원내 사령탑을 맡은 지 한 달이 지났다. 기대와 달리 지난 한 달간 여야 협상을 이끈 두 사람이 국회 정상화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또한 개인의 중량감에 비해 캐스팅보트로서의 존재감이 약하다. 여야에 긴장을 불어넣지도 못했고, 원 구성 협상 교착 국면에서 제대로 조정 역할을 해내지도 못했다. 무엇 하나 되는 일이 없는, 3당 체제의 부정적 측면부터 부각된 데는 원내사령탑의 책임이 크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대야 협상과 관련해 “아직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참으로 어려운 상황이 엄습할 수 있다”며 “인내와 경험, 노력, 소통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대야 협상과정을 보면 국정의 무한 책임을 가진 집권당 원내대표로서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보여주지 못했다. 야당의 의장 선출 자유투표 합의를 빌미로 원 구성 협상을 보이콧하고 있는 게 고작이다. 국회의장직을 내놓지 못하겠다고 말을 뒤집은 반면 야당 원내대표가 법사위를 내놓겠다고 선수를 치는 상황이니 여야의 협상자세가 180도로 뒤바뀌었다. 다수당을 차지했던 시절의 여당적 사고 틀을 깨지 못한다면 20대 국회 내내 수세적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협상이란 주고 받기다. 줄 것은 빨리 주고 더 큰 것을 얻으려는 과감한 사고 전환이 아쉽다. 정 원내대표는 “수평적 당청 관계를 확립하고, 계파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애썼다”고 자평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문제나 경유가격 인상 문제 등을 두고 당의 목소리를 분명히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청와대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과 주장을 관철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원활한 국회 운영을 위해 대통령까지도 설득해 낼 의지와 실행력이 요구된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소수당 시절의 구태를 답습하는 인상이다. 여야 협상의 교착을 두고 뚜렷한 증거도 없이 청와대 배후설을 유포하며 즐기는 듯한 모습이다. 협상 상대에 대한 예의도, 원내 제1당의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니다.
여소야대 3당 체제의 초석을 다질 원내사령탑의 한 달을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답답하다. 나라 곳곳에서 한숨과 눈물이 잇따르는데도 여야의 협치는 말뿐이고, 20대 국회가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자칫 19대처럼 국회가 국민의 걱정거리가 될까 우려된다. 여야 원내 사령탑이 보다 적극적 리더십과 협상력을 발휘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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