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넷이 정상화됐습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소라넷 현 주소는 XXX.XX입니다.”
지난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사이버공간은 크게 술렁였다. 경찰이 폐쇄한 국내 최대 음란사이트 ‘소라넷’이 복구됐다는 메시지가 급속도로 유포되면서 진위 여부를 묻는 댓글이 폭주한 것이다. 하지만 해당 주소를 따라 들어가면 소라넷이 아닌 특정 P2P(파일공유) 사이트로 연결됐다. 이른바 ‘낚시글’이었다.
경찰이 4월 성범죄 온상으로 악명을 떨치던 소라넷 해외서버를 차단했으나 유명세를 악용한 광고와 유사 음란사이트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앞선 사례처럼 소라넷 명칭을 본 뜬 낚시성 광고다. 1999년부터 17년 동안 운영된 소라넷은 2004년에도 운영진 일부가 경찰에 적발됐지만 해외서버를 옮겨 사이트를 계속 운영한 전력이 있다. 4월 단속 때도 경찰은 네덜란드에 있는 서버를 압수했을 뿐, 핵심 운영진은 검거하지 못했다. 운영진이 백업 파일로 서버를 부활시킬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100만 소라넷 회원의 기대심리를 노린 낚시글이 판치고 있는 것이다.
소라넷과 비슷한 이름의 음란사이트가 재조명되거나 소라넷에 속했던 커뮤니티 일부가 독립적으로 떨어져 나와 활동하기도 한다. 경찰 모니터링 결과, 소라넷을 의미하는 은어로 알려진 ‘○○넷’이라는 사이트가 한 때 기승을 부려 문제가 된 데 이어 최근에는 다른 유사 명칭인 ‘○○넷’에서 음란물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일부 포털사이트에서 소라넷과 비슷한 단어를 치면 다른 성인사이트와 연결되는데, 이 중 일부는 과거 소라넷에 둥지를 틀었던 카페 운영자가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라넷 폐쇄 이후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경찰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5일 “음란물의 성지였던 소라넷이 폐쇄되자 관심도가 떨어졌던 중소 음란사이트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소라넷 회원들도 옮겨 가는 추세”라며 “음란물 대량 유통 등 범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모니터링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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