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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ㆍ민족 갈등이 독립운동으로… 25년 내전

입력
2016.06.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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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남쪽 실론섬에 위치한 스리랑카의 역사는 이주의 역사다. 기록상 신할리즈족은 기원전 543년쯤 인도 신하푸라국 출신 비자야 왕자가 이끈 이주민들에서 그 기원을 찾는다. 타밀족은 기원전 2세기쯤 실론섬 북부에 자리잡았다는 기록이 있으나 민족성을 띠게 된 것은 통상 자프나왕국이 건국된 1215년으로 인식된다. 이외에도 스리랑카 내에는 9~10세기 무렵 거주하기 시작한 아랍인들의 후손 스리랑카 무어족, 영국에 의해 노동력으로 강제 이주했다 정착한 인도 타밀족이 있으며 가장 오래된 원주민 베다족, 네덜란드 이주민의 후손인 버거족 등도 극소수 남아있다.

신할리즈족과 타밀족은 1948년 해방 후 영국이 대부분의 통치 권한을 신할리즈족에 넘기면서 정치적 대립을 시작했다. 특히 언어가 두 민족 간 정치 투쟁의 주요한 주제였다. 1956년 신할리즈어를 유일한 공식 언어로 삼는 법안이 통과되자 타밀족이 반발해 시위를 벌였고 58년 타밀족이 대부분 거주하는 북부와 동부지방에서는 타밀어도 공식 언어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78년 헌법은 두 언어를 모두 스리랑카의 공식 언어로 지정했다.

두 민족 간의 갈등은 타밀족 독립운동으로 이어졌다. 신할리즈ㆍ불교 중심 국가로의 통합 정책을 추구하고 타밀족의 권리를 제한하는 정부 정책에 반발한 타밀족 정당들은 타밀연합해방전선(TULF)을 조직해 77년 의회로 진출했다. 81년에는 조직된 신할리즈족이 자프나 공공도서관을 불태우는 사건이 일어났다.

민족 갈등은 끝내 83년 내전으로 확대됐다. 테러단체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가 자프나에서 정부군 13명을 살해한 사건을 도화선으로 전국적인 반타밀 폭동이 발생했다. LTTE의 폭력 독립노선은 같은 타밀 분리주의 정당들조차 거부했지만, LTTE는 대부분의 타밀 반군을 규합했고 한때 타밀족의 밀집 거주지역인 북부와 동부를 장악했다. 87년부터 시작된 자살폭탄 테러 때문에 미국 정부는 LTTE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했다.

94년 집권한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평화 협상을 시도했고 2002년 노르웨이 정부의 중재 하에 휴전 협정이 체결됐다. 그러나 2006년 LTTE 반군은 휴전 붕괴를 선언했고 정부군은 2009년 군사력을 총동원해 LTTE를 비롯한 타밀 무장반군을 무력으로 몰아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발생한 전쟁 중 잔학행위는 유엔 등 국제기구로부터 인권 침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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