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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든 도루, 류중일 감독의 한숨

입력
2016.06.0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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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삼성 감독. 대구=뉴시스
류중일 삼성 감독. 대구=뉴시스

"뛸 선수가 없네."

류중일 삼성 감독이 아쉬움에 한숨을 삼키고 있다. 꽉 막힌 '발'에 공격도 묶여있다.

지난해까지 정규시즌 5연패를 쌓아 올렸던 삼성은 올 시즌 좀처럼 상위권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15일부터는 한 번도 승률 5할 이상을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해 그라운드를 활발하게 휘젓던 '발'이 멈추면서 공격에도 힘이 붙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삼성은 53경기를 치르며 47개의 도루에 묶여 있다. 지난해는 같은 기간 동안 63도루를 기록했다. 도루 성공률도 떨어졌다. 지난해 이 기간 동안 73.3%이었던 삼성의 도루 성공률은 올 시즌 68.1%로 떨어졌다. 류 감독은 "김상수나 조동찬이 나가서 뛰어줘야 하는데 뛸 선수들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빠른 발은 상대를 흔들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발 빠른 주자가 나가면 상대는 타자와의 승부에만 온전히 집중을 할 수 없다. 류 감독은 "스타팅 멤버 중 뛸 수 있는 선수가 절반 정도 되면 좋은데 그게 안 된다"며 "빠른 선수가 많이 포진돼 있으면 상대팀이 경기 내내 바쁘게 된다. 상대 투수와 포수, 내야수까지 주자를 신경 써야 한다. 반대로 뛸 선수가 없으면 상대팀도 편해진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해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하면서 활발한 발야구를 펼쳤다. 하지만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가 연달아 나오면서 뛰는 야구가 힘들어졌다. 지난해 26도루를 올린 유격수 김상수는 4월25일 발목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가 5일에야 복귀했다. 올해 9도루를 기록 중인 구자욱은 지난달 28일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박해민을 제외하고 믿을 수 있는 빠른 발이 없다. 2011~13시즌까지 매년 20도루 이상씩을 기록했던 외야수 배영섭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올해 4도루에 그치고 있다. 올해 초 스프링캠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여파가 아직 남아있다. 류 감독은 "요즘 영섭이가 도루를 시도하면 다 죽더라. 햄스트링이 올라 온 이후 스타트를 차고 나가는 힘이 떨어진 것 같다"며 입맛을 다셨다. 지난해 무릎 수술을 했던 내야수 조동찬은 올해 도루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류 감독은 "조동찬도 무릎 통증이 있으니 도루를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동찬은 지난 4일 한화전에서 경기 중 허벅지 통증을 호소해 5일 1군에서 말소됐다. 삼성의 무기였던 '발'이 묶이면서 삼성의 한숨도 점점 더 깊어져만 가고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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