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보일러용 중유 20여만ℓ를 선박용 경유로 속여 납품하고 품질이 떨어지는 선박유 수만ℓ를 팔아 부당 이득을 챙긴 무등록 선박급유업체가 해경에 적발됐다. 이들에게 선박유를 공급 받은 업체들은 해상에서 선박의 엔진이 정지되는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는 사기,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최모(55)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3월 경기 의정부시에 무등록 석유급유업체를 설립하고 해상 화물 운송을 하는 인천의 한 선박회사 대표에게 접근해 선박용 경유를 공급하겠다고 계약한 뒤 아스콘 공장 등에서 보일러 가동용으로 쓰는 중유를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7차례에 걸쳐 선박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제한된 시가 1억2,000만원 상당의 중유 22만ℓ를 선박회사에 공급해 차액 1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관할 지방해양수산청에 선박급유업을 등록을 하지 않고 선박용 중유와 경유 43만ℓ를 팔아 2억9,000만원을 챙기기도 했다. 이들이 판 중유와 경유 중에는 품질 기준에 미달되는 선박유 4만ℓ(시가 2,000만원 상당)도 섞여 있었다.
이들은 선박급유업 등록증 등 공문서를 위조ㆍ행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중부해경 관계자는 “이들에게 선박유를 공급 받은 업체 중에 해상에서 선박의 엔진이 정지되는 아찔한 상황을 겪은 곳도 있다”며 “선박유 부정 공급은 선박 충돌, 좌초 등 선박과 승선원들의 안전과 직결된 사항이니만큼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