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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소감 논란 안다”는 유아인

입력
2016.06.0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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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이 제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뒤 “수상 소감 논란 되는 거 안다”며 웃었다. 방송 캡처
배우 유아인이 제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뒤 “수상 소감 논란 되는 거 안다”며 웃었다. 방송 캡처

믿고 찾아 듣는 수상 소감도 있다. 배우 유아인(29)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시상식에서 틀에 박힌 소감이 아닌 솔직하면서도 때론 개념 있는 말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할 거리를 던져서다.

유아인이 3일 열린 제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한 수상 소감이 하루 뒤인 4일까지 화제다. 방송을 챙겨보지 못한 시청자가 그의 수상소감 동영상을 뒤늦게 챙겨보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등에 의견을 쏟아내 관련 얘기로 온라인도 뜨겁다.

지난 3월 종방한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로 TV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유아인의 수상 소감은 약 5분에 달했다. 시작부터 인상적이었다. 그가 “수상 소감을 하면 크게 논란이 되는 거 알고 있다”며 ‘선수’를 치고 나서서다. 앞선 시상식에서 소신 발언 혹은 눈을 찡그리며 연기하듯 말하는 그 특유의 수상 소감 몸짓이 일부 시청자의 눈총을 받은 것에 대한 ‘셀프 디스’로 시상식의 긴장을 깬 것이다. 고개를 숙이며 기죽은 듯 말하던 그는 다시 “재미있잖아요”라고 두 팔을 들어올리며 너스레를 떨어 다시 분위기를 띄웠다. 객석에선 웃음이 터졌다.

배우 유아인.
배우 유아인.

이번 수상 소감의 화두는 ‘자기 반성’이었다. 유아인은 “50부작 사극 ‘육룡이 나르샤’를 하기 전에 부끄러운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50부작이면 너무 피곤한 데 할 수 있을까?”란 생각과 “50부작은 솔직히 스타들은 안 하는 거 아닌가?”란 생각들이 들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소외 ‘A급 스타’들은 영화에 주력하거나 드라마를 하더라도 호흡이 짧은 16~20부 미니시리즈에 출연한다. 주말극에는 스타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해 출연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방송가의 관행에 빠져 작품 내용 보다 외피에 대해 고민했던 것에 대한 배우로서의 자책이다. 유아인은 “진짜 작품에 대한 얘기 말고 작품을 둘러싸고 있는 가짜들에 대한 얘기를 사람들이 많이 하지 않나”라며 “‘육룡이 나르샤’에 출연했지만, 그런 것들을 생각했던 내 자신이 많이 부끄러웠다”는 속내를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배우로서의 선명한 자의식도 확인할 수 있었다. 유아인은 “‘육룡이 나르샤’ 대본 받고 나서 ‘어떻게 작가님은 이런 순간에 날 몰아넣을 수 있지?’란 생각에 지옥에 빠지기도 했고 행복하기도 했다”며 “때론 배우로 살아가는 게 끔찍해서 ‘아 나 그만할래’란 생각이 들다가도 내 앞에서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행복함을 느껴 배우라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생각도 들려줬다.

유아인의 1~2년 사이 수상 소감의 키워드는 ‘반성’ 이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열린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사도’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뒤 “항상 거울을 보며 행복하고 기뻐하기 보다 부끄러워 하는 일로 성장하고 나를 다그치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같은 해 ‘SBS 연기대상’에서 장편드라마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뒤에는 “최우수한 연기를 펼쳤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잘해서 주신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방송사가 스타 배우 관리 차원에서 시상식에서 상을 남발하고, 사 측이 민 대작이라는 이유로 연기력 보다 특정 드라마의 주연 배우에 상을 줘 논란이 된 일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이었다.

유아인의 백상예술대상 수상 소감을 접한 네티즌은 SNS 등에 ‘유일하게 수상 소감 찾아보게 되는 배우 유아인’(thanks0***), ‘진심이 담기고 배우의 생각과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리얼한 수상 소감이다’(m***), ‘틀에 박힌 소감들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유아인의 수상 소감은 확실히 차이가 있고 독특하게 다가온다. 거짓을 빼려는 그의 모습 참 좋다’ (forou****) 등의 글을 올려 유아인의 수상 소감을 흥미로워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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