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올랑드와 정상회담 공동선언
북핵 해결 공조 방침도 재확인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3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파리 엘리제궁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스타트업(신생 창업 기업) 교류와 기술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양국이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파트너로서 미래 성장동력을 함께 키우기로 약속하는 ‘한ㆍ프랑스 수교 130주년 공동선언’도 채택했다.
프랑스는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35명 배출했고 생명과학ㆍ인공지능에서 첨단기술을 보유한 과학 강국이자, 유럽에서 스타트업 기업과 투자액이 가장 많은 창업자의 천국이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프랑스의 기초과학ㆍ창업 인프라와 우리의 응용ㆍ생산기술이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올랑드 대통령은 양국에서 5개씩 스타트업을 선정한 뒤, 올 9월부터 상대국에 진출해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창업진흥원은 복부비만 관리 기업인 스마트벨트와 휴대전화 주차서비스 앱 업체인 파킹투어스 등을 프랑스 창업단지에 입주시키기로 했다. 프랑스는 한국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 5개를 이달 중 선정해 서울 강남의 창업단지인 팁스타운에 보낼 예정이다.
두 정상은 북한한의 핵ㆍ인권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협력을 강화한다고 공동선언에 명시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고, 필요하면 추가 제재를 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이례적으로 북한과 수교하지 않은 프랑스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유엔과 EU가 강력한 대북 제재에 나서는 것을 주도했다. 프랑스가 이달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을 맡은 만큼,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청와대는 기대했다.
프랑스 문화시장 진출도 확대된다. 프랑스에선 K팝은 물론이고 ‘뽀로로’ ‘로보카 폴리’ 등 국산 어린이 만화의 인기가 뜨겁다. 이에 양국 정부는 방송 콘텐츠 교류를 늘리고 프랑스 초ㆍ중등학교에 한국어 강의 과목을 만든다는 내용 등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과 프랑스 관계가 서로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에 도움을 주는 친구가 됐으면 한다”며 “프랑스와 창업 생태계 조성과 신산업 육성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파리6대학(피에르와 마리 퀴리 대학)의 명예 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청와대는 “주로 학자들에게 명예 박사를 준 6대학이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ㆍ문화융성 비전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학위 수여식에서 프랑스어로 한 연설에서 “창조경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창의력과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해 새로운 가치와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자유ㆍ평등ㆍ인간 존중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프랑스의 정신적 이념인 자유ㆍ평등ㆍ박애와 맥을 같이 한다”며 “우리 두 나라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으로 새로운 시대를 함께 만들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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