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영과 비교요? 우와, 너무 좋죠. 저도 잘 하고 있다는 거 아닌가요?(웃음)”
자로 잰 듯 똑 떨어지는 앞머리가 포인트인 까만 단발머리. 요샌 중학생들도 고개를 저을 만 한 촌스러운 머리를 한 채 공심이가 등장했다.
3일 경기 고양시 SBS 일산제작센터 대본연습실에서 열린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 기자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낸 민아(23)는 tvN의 로맨틱코미디 드라마 ‘또 오해영’을 입에 올리며 “오해영이 나와 같이 언급되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사랑 받고 있는 느낌”이라며 특유의 반달 모양 눈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민아는 인기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 예쁘게 보이고 싶은 욕망이 누구보다 강할 텐데 못생긴데다 원형탈모로 가발까지 쓰는 취업준비생 공심 역으로 드라마 첫 주연을 꿰찼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과 달리) 우리 드라마는 주말 밤 10시에 방송되니 아버지, 어머니, 내 또래, 어린 친구 모두 공감하고 즐길 수 있어요. 우리 드라마가 짱이예요.”
공심이는 여느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처럼 못나고 참 되는 일도 없는 인물이다. 그래서 더 사랑스럽고 애틋하다. 민아는 “피부도 원래보다 어둡게 표현하고 (분신 같았던) 아이라인은 당연히 포기했다”며 사랑스러운 못난이를 표현하기 위한 자신만의 노력을 소개했다. 그는 “예쁨을 감추려고 굉장히 노력했다(웃음)”며 “그러다 보니 민아보다 공심이로 봐주시는 것 같아 자신감이 생겼다”고도 말했다.
‘미녀 공심이’는 시청률 11%대를 기록 중이다. 2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기세 등등한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와 같은 시간대에 경쟁하며 고전하는 듯 보이지만 민아의 통통 튀는 연기를 앞세워 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민아 역시 “실력이 아직 부족하다. 코믹연기, 눈물연기, 화내는 연기 뭐 하나 쉬운 게 없다”며 주말드라마를 이끄는 여자주인공으로서의 부담감을 토로했다. 그는 “하루살이 인생이다. 오늘 하루만 열심히 살아가자는 생각으로 부담감을 지우려고 노력 중”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남자주인공 안단테 역의 노련한 선배 배우 남궁민(38)이 버팀목이다. 민아는 “(남궁민에게)개인 레슨을 받는 것처럼 연기를 배웠다”며 “지난달 스승의 날 때 카네이션을 보내야 하나 생각했을 정도”였다며 그를 최고의 연기 교사로 치켜세웠다. 이날 함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남궁민은 “기대보다 500% 잘 해주고 있다. 짧은 시간에 이 정도 연기를 해내는 재능과 노력이 엄청나다”며 화답했다.
민아에게는 어떻게 하면 더 공심이처럼 보일 수 있을지 고민하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말 7회 방송을 앞두고 있으니 총 20부작인 드라마는 이제 중반을 향해 뛰고 있는 셈이다. 민아는 지금까지의 연기에 대해 “100점 만점에 61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부족하지만 태어나서 손꼽히게 노력한 순간이니 이 정도 점수는 줘야겠죠.”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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