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sweet는 맛만큼이나 좋은 말이다. 쓴(bitter), 신(sour), 짠(salty)과는 다르다. 미국인들이 단 맛을 좋아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로, 한국 음식도 미국에서는 약간 달게 해야 잘 팔린다. Valentine's Day에는 ‘Sweet treats to the Sweetheart’(연인을 위해 달콤한 것을)같은 캔디와 초콜릿 광고가 흔하다. 식사 후에도 달콤한 아이스크림이나 캔디로 입가심을 하는 사람이 많다. ‘Sweet Tooth Candy’라는 캔디 브랜드도 있다. 단 것을 많이 먹어 치과를 찾는 미국 어린이들이 ‘I've got sweet tooth.’라며 이가 썩은 이유를 말하기도 한다.
요즘에는 ‘sugar-free’ ‘no sugar added’ 같은 상품이 많아졌지만 미국인들의 단맛에 대한 호감은 여전하다. 사카린 같은 감미료를 총칭해 sweetener라고 부르는 것이나 미국의 옥수수가 그리 달지도 않은데 sweet corn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렇다. 또 영국인들은 캔디든 음식이든 단 것을 모두 ‘a sweet’라고 부른다. 후식을 the sweet나 pudding이라 부르고 짭짤하고 단 것은 savory라고도 부르는 것을 보면 모두가 ‘sweet’와 비교 차원에서 나온 말이다.
Sweet는 라틴어 suavis(=sweet), suadere(=to make pleasant)가 발전한 말인데 오늘날 의미로는 beloved의 뜻이 가장 강하다. 애인이나 배우자를 sweetheart, 좀 더 친근하게 Sweetie라고 부르는 것이나, 초등학교에서 교사들이 sweet라는 말을 자주 쓰는 이유도 ‘사랑하고 아낀다’는 의미 때문이다. 어떤 학자는 이런 현상을 미국인의 적극적인 표현력 때문이라고 한다. 웬만한 날씨에도 Beautiful! Wonderful! 등을 남발하는 미국인들에게 결코 놀라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카드를 파는 가게에 가면 sweet cards가 가장 많고 다양하다. Romance나 Loving Affairs에 쓰이는 카드들이다.
Sweet의 용례를 보면 활용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맛의 표현만이 아니라 ‘기분 좋은 일, 뭔가 기쁜 일’에도 사용한다. 달콤한 말을 sweet talk라고 하는데 이런 말은 속임성의 말을 의미하기도 한다. Sweetheart(연인, 여보)처럼 감성적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sweetheart contract처럼 노동자에게는 불리한 것을 노조 집행부와 회사 측이 적당히 합의하는 것을 일컫기도 한다. 신혼의 달콤한 시기를 honeymoon이라고 부르고 상대에게 가장 편하고 좋은 시간을 sweet time이라고 부른다. 주말에 만나자며 언제가 좋은 시간이냐고 물을 때도 ‘When is your sweetest time?’이라고 묻는 것이 ‘your convenient time’보다 기분 좋게 들린다.
그러나 잘못 발전한 말도 있다. 어린 십 대 소녀가 쓰는 sugar daddy는 ‘달콤하게 잘 해주는 자신의 아빠’가 아니라 ‘돈 많고 잘 해주는 아저씨, 원조교제, 성매매를 찾는 어른’을 일컫는다. 광고나 기사의 제목, 일상 생활에서도 빠지지 않는 sweet는 말이 그만큼 좋아서가 아니라 그 의미와 용도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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