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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옹호” 對 “벵가지 때 뭐했나”… 클린턴ㆍ트럼프 외교정책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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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옹호” 對 “벵가지 때 뭐했나”… 클린턴ㆍ트럼프 외교정책 정면 충돌

입력
2016.06.0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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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일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외교ㆍ안보 정책구상에 관한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일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외교ㆍ안보 정책구상에 관한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2016년 미국 대선 본선에서 맞붙게 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2일 외교ㆍ안보정책을 둘러싸고 충돌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외교 정책구상 연설을 통해 자신의 오랜 경륜을 강조하며 맹공을 퍼붓자, 트럼프도 벵가지 사태와 이메일 스캔들을 언급하며 맞받아쳤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용인 의사를 내비친 기존 언급도 사실상 철회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연설에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될 준비가 안 됐을 뿐만 아니라 지식과 안정감, 책임감 등에서 대통령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외교구상은 위험할 정도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그것은 이상야릇한 떠벌림이거나 개인적 적개심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북핵 위협에 대한 트럼프의 인식을 비판하는 방법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나는 국무장관 시절 우리 동맹인 한국, 일본과 함께 북한이 발사한 탄두를 요격할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또 “한미일 세 나라가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달 중 합동훈련을 벌이게 될 예정인데, 바로 이것이 동맹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또 동맹의 가치를 폄하하고 ‘안보 무임승차론’을 내세우며 한국과 일본을 압박하는 트럼프를 겨냥한 듯, “미국의 동맹 네트워크는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일부이며, 우리의 동맹은 매일 우리에게 보답한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세계 각국 독재자들에게 우호적 태도를 보이는 것도 공격했다. “미국을 좋아하지 않는 강력한 독재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를 칭찬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 북한 김정은도 칭찬하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트럼프는 김정은에 대해 ‘정권 통제 능력이 놀랍다’고 밝히는가 하면, 최근에는 그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적도 있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클린턴 전 장관의 이날 연설은 트럼프가 지난달 공화당 대선후보가 된 이후 그의 외교 정책경험 부족에 대한 가장 직접적 공격"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클린턴 전 장관 연설 직후 트위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약점 중 하나인 2012년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피습 사건을 겨냥, “우리 대사(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가 살해될 때 힐러리는 잠자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내가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했다고 하는데, 생각할 시간을 달라”며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용인 발언도 사실상 최소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클린턴트럼프/2016-06-03(한국일보)
클린턴트럼프/2016-06-0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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