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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시스터즈 “이난영 탄생 100년 안 알려져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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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시스터즈 “이난영 탄생 100년 안 알려져 안타까워”

입력
2016.06.0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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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인 김시스터즈 김숙자와 함께

4일 홍대 앞에서 헌정 공연 가져

걸그룹 계보 다큐로 만들고 싶어

미미시스터즈의 큰미미(왼쪽)와 작은미미. 데뷔 이후 공식석상에서 선글라스를 벗은 적이 한 번도 없다. 맨 얼굴 촬영과 본명ㆍ나이 공개를 시도했으나 두 미미는 “팬들이 만들어준 저렴한 신비주의를 유지해야 한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사진작가 Eyou 제공
미미시스터즈의 큰미미(왼쪽)와 작은미미. 데뷔 이후 공식석상에서 선글라스를 벗은 적이 한 번도 없다. 맨 얼굴 촬영과 본명ㆍ나이 공개를 시도했으나 두 미미는 “팬들이 만들어준 저렴한 신비주의를 유지해야 한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사진작가 Eyou 제공

“한국의 모든 ‘시스터즈’의 어머니이자 시조새 같은 분이죠.”(작은미미) “몇 초만 불러도 마음을 끌어 잡는 목소리를 지닌 보컬리스트!”(큰미미) “민요부터 재즈,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를 흡수하는 폭넓은 스펙트럼에 놀라요.”(작은미미)

여성 듀오 미미시스터즈의 두 미미가 속사포처럼 찬미의 수사를 쏟아냈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가수 이난영(1916~65) 이야기다. 미미시스터즈의 두 멤버는 이난영을 “최고의 가수이자 국내 ‘시스터즈’의 ‘끝판왕’ 김시스터즈를 만들어낸 프로 기획자”라고 정의했다.

미미시스터즈와 여성 3인조 그룹 바버렛츠가 4일 서울 서교동 블루라이트홀에서 이난영 탄생 100주년 헌정 공연을 연다. 1일 서울 서교동에서 만난 미미시스터즈는 “한국 가요사에 길이 남을 뛰어난 음악가가 100주년을 맞았는데 화제가 안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미미시스터즈와 바버렛츠는 지난해에도 김시스터즈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과 관련해 내한한 김시스터즈의 멤버 김민자(본명 이민자ㆍ이난영의 오빠인 작곡가 이봉룡의 딸)를 초청해 헌정 공연을 했다.

이번 공연에는 이난영의 딸이자 김시스터즈의 리더인 김숙자와 합동 무대도 준비했다. 미국에서 사는 김숙자는 목포시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싱어송라이터 하림, DJ소울스케이프, 장기하와 얼굴들의 하세가와 요헤이, 인디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의 이석율 등도 이날 공연에 함께한다. 공연은 이난영과 이난영의 남편인 작곡가 김해송, 김시스터즈 등의 음악을 중심으로 펼칠 예정이다. 큰미미는 “20~40대 여성 관객이 공연장을 찾아 이난영이라는 훌륭한 음악가의 진가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목포 출신으로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도 그만둬야 했던 이난영은 악극단에서 허드렛일을 하다 재능을 인정 받아 1934년 ‘불사조’라는 곡으로 데뷔했다. 비음 섞인 애절한 창법으로 부른 ‘목포의 눈물’(1935)은 일제 치하 민초들의 한을 달래며 당대 최고의 히트곡이 됐다. 이난영은 두 딸과 조카에게 노래와 악기 연주를 가르쳐 김시스터즈라는 팀으로 미국까지 진출시켰을 만큼 뛰어난 제작자이기도 했다.

미미시스터즈는 공연에 앞서 비공식 헌정 리메이크도 선보였다. 배우 겸 가수 박준면을 비롯해 선우정아, 정인, 바버렛츠 등 여성 음악가들과 함께 ‘목포의 눈물’을 이어 불렀다. 공식 음원으로 발표하진 않고 SNS에만 공개했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코러스 겸 백댄서로 음악 활동을 시작한 미미시스터즈는 2011년 정식 데뷔했다. 이난영과 김시스터즈에서 펄시스터즈, 김추자, 바니걸스, 숙자매 등으로 이어지는 옛 여성 가수들의 음악에 눈을 뜬 건 그 즈음이다. 미미시스터즈는 국내 걸그룹의 계보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시스터즈를 찾아서’라고 제목도 일찌감치 정했지만 투자를 받지 못해 몇 년째 기획 단계에 있다. 대신 두 사람은 같은 제목의 음악극을 만들어 3년 전부터 공연하고 있다. 조만간 에세이를 내고 가을 감성이 충만한 미니앨범을 발표할 계획도 있단다. 두 미미는 “‘목포의 눈물’은 세대를 건너 뛰어 우리에게 위로와 희망을 준다”며 “앞으로 선배 여성 음악가들의 이야기를 계속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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