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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롯데 신영자 이사장 '정운호 15억 뒷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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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롯데 신영자 이사장 '정운호 15억 뒷돈' 받았다

입력
2016.06.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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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측은 조직적으로 증거인멸

검찰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롯데면세점 입점을 위해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황을 잡고 롯데호텔 면세점 사업부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2일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이 벌어지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면세점 사업부. 뉴스1
검찰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롯데면세점 입점을 위해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황을 잡고 롯데호텔 면세점 사업부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2일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이 벌어지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면세점 사업부. 뉴스1

신영자(74) 롯데복지ㆍ장학재단 이사장이 정운호(51ㆍ수감 중)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측으로부터 면세점 입점 로비와 함께 약 15억원의 뒷돈을 받은 단서가 포착돼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롯데 측은 압수수색에 대비해 조직적으로 자료를 폐기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2일 서울 중구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와 신 이사장이 대주주인 S사 및 자택 등 6,7곳을 압수수색 했다. 신 이사장의 아들 장모씨가 실소유주인 B사와 그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신 이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로, 이번 수사는 신 회장의 직계가족을 겨냥한 사실상 첫 번째 수사다.

검찰은 이들 장소에 검사와 수사관 100여명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입점 리스트,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신 이사장을 소환해 정 대표로부터 청탁대가로 금품을 받았는지, 다른 업체들로부터 금품로비를 받았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신 이사장과 그의 아들 등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장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B사는 명품을 수입해 롯데 면세점과 롯데백화점 등에서 판매하는 회사로 알려졌지만,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신 이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부동산 임대업체 S사는 신 이사장이 지분 55%, 자녀 3명이 45%를 나눠 가진 가족 회사로 매출 전액이 B사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검찰은 정 대표가 계약관계를 가장해 B사를 거쳐 신 이사장에게 뒷돈을 제공하며 롯데 측에 입점 로비를 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정 대표로부터 “브로커를 동원해 네이처리퍼블릭의 면세점 입점을 위해 롯데 관계자들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계좌추적을 통해 신 이사장의 금품 수수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와 신 이사장을 연결한 브로커 한모(58ㆍ구속기소)씨도 이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정 대표와 2012년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내 점포 위치 조정이나 제품 진열, 재고 관리 등을 도와주고 수익의 3~4%를 수수료로 받는 계약을 맺었지만, 정 대표는 2014년 7월 계약을 파기하고 B사와 비슷한 계약을 체결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 과정에서 롯데 측이 중요자료가 들어간 컴퓨터를 갈아치우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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