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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근무에…육아하는 아빠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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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근무에…육아하는 아빠 줄었다

입력
2016.06.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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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서울 양재동 서초구청에서 열린 임산부 체험교실에서 예비 아빠들이 아기 돌보기 실습을 받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 4월 서울 양재동 서초구청에서 열린 임산부 체험교실에서 예비 아빠들이 아기 돌보기 실습을 받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기 용인에서 4세, 1세 두 자녀를 키우는 주부 신모(33)씨의 남편은 평일에는 육아에 단 1분도 참여하지 않을 때가 많다. 서울에 있는 한 대기업 대리인 남편은 아침 6시40분에 집을 나서 보통 밤 11시쯤 집에 돌아오기 때문이다. 새벽 1,2시에 귀가할 때도 적지 않아 아이들과 놀아주고 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일은 전적으로 신씨의 몫이다. 연차가 높아지면서 퇴근도 점점 늦어지고 있어 신씨는 앞으로도 남편의 평일 육아 참여를 기대할 수 없는 처지다. 신씨는 “TV에 육아하는 아빠들이 많이 나오는 등 아빠의 육아 참여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사업을 하거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일부의 이야기인 것 같다”며 “보통의 직장인 아빠가 일상적으로 육아에 참여하기는 현실적으로 너무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새 ‘육아빠’(육아하는 아빠) ‘프렌디’(친구 같은 아빠) 등 아빠의 육아 참여 분위기가 널리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로 육아에 참여하는 아빠는 과거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영유아를 둔 2,600여 가구를 조사한 보건복지부의 ‘2015년 전국육아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녀 돌봄에 참여한다(적극 참여ㆍ참여)는 아빠의 비율은 44.6%로 2012년(50.2%)보다 5.6%포인트나 낮아졌다. 반면 육아에 참여하지 않는다(전혀 안함ㆍ안함)는 아빠들은 12.6%로, 2012년(8.1%)보다 4.5%포인트 늘어났다. 적극 참여하는 아빠는 2012년 25%에서 지난해 15.7%로 10%포인트나 줄었고, 전혀 참여하지 않는 아빠는 1.2%(2012년)에서 지난해 2.7%로 증가했다.

아빠의 육아참여는 자녀가 영아(만 0~2세)일 때, 엄마가 취업 중이거나 휴직 중일 때가 주부일 때보다 더 높았다. 또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아빠 육아 참여율도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월 소득이 149만원 이하인 가구의 ‘적극 참여’ 비율은 12.8%였지만 700만원 이상인 가구는 26.7%로 2배 이상 높았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장시간 근로 문화가 아빠들의 육아 참여를 막는다고 분석했다. 유해미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아빠들의 육아 참여율이 의미있게 개선 되지 않는 것은 장시간 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저소득 가구의 아빠 육아 참여가 낮은 것도 저소득층일수록 장시간 근로나 야간ㆍ교대 근로 등 안정적으로 가족생활을 할 수 없는 근로형태 종사자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빠의 육아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해법으로 유 연구위원은 “근본적으로 장시간 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미취학 아동을 둔 부모의 탄력근로, 근로시간 유연제를 저소득층까지 폭넓게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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