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혼합형 혁신비대위 인선
전국위서 만장일치로 통과
원내 비박 김영우, 친박 이학재
외부에선 오정근ㆍ유병곤 등 5명
과도기 지도부ㆍ혁신위 역할 겸해
복당 문제가 전대까지 최대 쟁점
지도부 구성을 둘러싼 계파 갈등으로 내홍에 빠졌던 새누리당이 4ㆍ13 총선 참패 이후 50일 만에 임시 지도부인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했다. 친박계가 비박계 위주의 지도부 구성안을 무산시키자 계파 혼합형으로 혁신비대위를 구성해 내홍을 수습하는 모양새이다.
새누리당은 2일 총 11명으로 구성된 혁신비대위 인선을 마무리했다. 내부인사 몫에는 비박계인 김영우, 친박계 이학재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이들은 수도권 3선으로 비교적 계파색이 옅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연직 비대위원은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권성동 사무총장 내정자다. 비대위 외부인사 몫에는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유병곤 전 국회 사무차장, 정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민세진 동국대 교수, 임윤선 변호사 등 5명을 인선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앞서 내정된 김희옥 비상대책위원장과 혁신비대위 인선안을 추인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달 17일 자신을 비대위원장으로 하고, 김용태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하는 지도부 구성안을 추인받기 위해 전국위와 상임 전국위를 소집했다가 친박계가 집단 비토하면서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당시 비대위원에는 김영우 김세연 이진복 홍일표 한기호 의원과 이혜훈 정운천 당선인 등이 내정됐다. 이들 가운데 새 혁신비대위에는 김영우 의원만 포함됐고 나머지는 제외됐다.
지난달 24일 정 원내대표가 비박계와 친박계의 양대 수장인 김무성 전 대표와 최경환 의원을 만나 당 정상화에 대한 기본 골격에 합의한 만큼 이날 전국위와 상임 전국위는 주요 안건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최다선이자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이 사회를 맡은 전국위에는 전체 856명 중 511명이 참석했으며, 만장일치 박수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폐회 직전 한 참석자가 마이크 없이 ‘복당 신청자들을 복당 시켜달라’는 취지로 발언해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뒤이어 열린 상임전국위에서도 48명 중 31명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김 위원장은 수락 인사말에서 “당명만 빼고는 모두 다 바꿔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며“당 혁신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제안하고 실행에 옮기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비대위는 당대표와 최고위원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를 준비하며 두 달 가량 당을 이끌어가는 과도기 지도부 역할을 하게 된다. 또 혁신위 역할도 겸하기 때문에 총선 참패 원인 분석 및 당 쇄신안 마련, 당헌ㆍ당규 개정도 맡게 된다. 특히 전대 전까지 유승민 윤상현 의원 등 탈당파 7명의 복당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으로 선출된 비박계 김영우 의원은 이날 전국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복당 문제는 국민의 눈높이와 정서에서 판단해야 하며 비켜갈 문제는 아니다”며 “무조건 보류한다고 될 문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친박계 이장우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직 의견이 나뉘고 선거에서 패배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무조건 다 복당시킨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대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