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규백/사진=KFA 제공
최규백의 한방이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를 침몰시켰다.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다가올 2016 리우 올림픽에서 20년만의 정상 재탈환을 노리는 나이지리아를 꺾었다.
신태용(46)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4개국 올림픽 국가대표 친선대회 나이지리아와 1차전에서 후반 40분 터진 최규백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신태용호는 리우 올림픽 남자 축구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나이지리아를 맞아 유효 슈팅에서 8:7로 앞서는 등 대등한 승부를 벌였다. 나이지리아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에 빛나는 아프리카 축구의 맹주다. 지난해 12월 세네갈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아프리카 예선을 겸한 U-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본선에 올랐다.
2000년 이후 16년 만에 성사된 양국의 올림픽 대표팀간 맞대결을 승리한 한국은 역대 올림픽 대표팀간 전적에서도 4경기 4승 무패의 절대적인 우위를 지켰다.
이날 신 감독은 수비에 비중을 둔 4-1-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지역예선 5경기에서 8골을 터뜨리며 최다득점을 기록한 나이지리아의 날카로운 예봉에 대비한 배치다. 그 동안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권창훈이 발 뒤꿈치 부상으로 벤치를 지킨 가운데 최전방에 황희찬이 원톱으로 출격했다. 공격 2선에는 류승우 김승준 이창민 문창진이 배치됐다. 박용우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고 심상민 최규백 송주훈 이슬찬으로 포백 라인이 구성됐다. 골키퍼는 구성윤이 나섰다.
해가 지며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 축구를 하기 안성맞춤인 날씨 속에 진행된 전반 초반 양상은 대체로 한국이 주도권을 잡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지난 아시아 챔피언십에서 보여줬던 짜임새 있는 패스와 공간 침투는 잘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간간이 터져 나오는 나이지리아의 날카로운 역습에 2~3차례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한국은 전반 28분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문창진이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때린 왼발 슛이 골키퍼에 막혔다. 나이지리아도 후반 34분 정면에서 무하메드 우스만이 날린 오른발 슛이 구성윤의 슈퍼 세이브에 걸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양팀은 후반 들어 더욱 불꽃 튀는 공방전에 들어갔다. 공세의 강도를 높여간 나이지리아는 후반 9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바노 어헌의 강슛이 골 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오는 불운을 겪었다. 한국은 후반 17분 골문 앞에서 연출된 문창진의 연속 슈팅이 상대의 육탄 방어에 막히며 선제골을 만들지 못했다.
결승골은 후반 40분에서야 나왔다. 상대의 파울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최경록이 왼쪽에서 올린 왼발 크로스가 상대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벗기며 뒷공간으로 흘렀고 이를 달려들던 최규백이 골문으로 밀어 넣었다. 이후 나이지리아의 파상 공세를 잘 막은 한국은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신 감독은 "우리 선수들 실책이 많아 원하는 플레이 못했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승리를 쟁취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는 선수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최규백은 보신 바와 같이 해줄 수 있는 것을 다 해줬다고 생각한다. 경기 감각이 좋았고 체력도 잘 유지했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덴마크와 온두라스의 경기는 난타전 끝에 덴마크가 온두라스를 4-3으로 제압했다. 덴마크의 니콜라이 복메슨과 온두라스의 알베르트 엘리스가 각각 2골씩을 몰아쳐 한국과 맞대결을 앞두고 경계 대상으로 떠올랐다. 한국은 4일 온두라스전과 6일 덴마크전을 치른다.
수원=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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