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ㆍ현대미 골고루 갖춘 신청사
남녀노소 모두 찾는 관광 명소로
올해 35만명 방문… 하회마을 압도
세종시와 같은 북위 36도선 위치
‘田’ 모양 국토 교통망 연결 추진
인구 10만 자족도시 건설에 박차
1일 오후 2시쯤 경북 안동ㆍ예천 신도시의 경북도청 1층 로비. 고향이 예천이라는 우형구(64ㆍ자영업ㆍ경기 부천시)씨는 “고향 동네에 신도시가 새로 생기고 도청도 옮겨왔다는 소리를 듣고 아내와 함께 일부러 찾아왔다”며 “오지 마을이 천지개벽했다”고 말했다. 우씨 부부는 “1층 로비에 도산 선생의 글귀가 적힌 영상족자와 ‘태양’이라는 글이 마음에 들었다”며 “백년대계를 위해 경북도청을 번듯하게 잘 지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구 달서구 노인복지관 봉사단체에서 경북도청을 찾은 윤성란(62ㆍ여)씨도 “건물 앞과 주변의 청사초롱이 참 인상깊다”며 “고전미와 현대미를 골고루 갖춘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2월22일 대구 북구 산격동시대를 끝내고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신도시로 이전한 경북도청이 지난 31일로 100일을 맞았다. 경북도는 북위 36도의 신도청을 ‘한반도 허리경제권’의 메카로 조성한다는 청사진으로 한껏 고무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반기문 UN사무총장도 비공식 방문한 경북도청은 유치원생부터 경로당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지난 4월 초 60∼70대의 포항시평생학습원 교육생 350명이 교복을 입고 방문하자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직접 해설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김 지사는 “1만여 명의 도민 이름이 새겨진 기와가 지붕에서 내려보고 있기 때문에 농땡이를 칠 수가 없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경북도청을 찾은 방문객은 모두 35만2,878명으로 하루 평균 2,322명이나 된다. 특히 도청이전 전후의 방문객은 2월 6만7,507명, 3월 7만8,721명으로 같은 시기 10분 거리의 하회마을 관광객 4만7,444명, 5만3,608명보다 훨씬 많았다. 신도청을 찾은 탈렙 리파이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사무총장은 “저것이 바로 한국”(That’s Korea)이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경북도는 신도시 주변에 27.1㎞의 둘레길과 수변생태공원을 조성하고,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예천 회룡포와 삼강주막을 잇는 관광자원도 개발하는 등 2027년 인구 10만을 향한 자급자족 신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북도는 2022년까지 주택용지 공급과 공원녹지 조성, 복합메디컬 콤플렉스, 복합환승센터, 테마파크 조성 등 신도시 2단계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 경북도청과 도교육청 등 11개 기관이 이전했고, 올 연말까지 26개 기관이 이전할 예정인 신도시에는 130개 기관을 이전시킬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청 이전이 마무리됐기 때문에 이제는 신도시 조성에 집중할 시기”라고 말했다.
경북도청 신청사가 주목을 받으면서 북위 36도선에 도청소재지를 둔 경북이 ‘한반도 허리경제권’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수도권, 충청권과 가까워지면서 세종시와 동서로 관통하는 교통망 구축 등 국토를 밭전(田)자 모양의 교통망으로 연결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도는 세종시∼도청신도시 107㎞ 구간을 잇는 고속도로가 허리경제권의 핵심사업이라고 말한다. 서쪽으로는 보령, 동쪽으로 울진까지 총 271㎞로 연장될 동서5축 고속도로는 동해와 서해를 잇는 국토의 대동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낙후지역으로 손꼽혔던 경북 북부지역은 이미 도청 이전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에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경북도청은 올 10월 예천 도심까지 길이 8.5㎞ 의 도로개통을 앞두고 있다.
또 올해에는 경북의 중심을 관통하는 상주∼안동∼영덕 간 고속도로가 개통된다. 상주∼영덕 구간이 기존 153㎞에서 107㎞로 46㎞나 줄어들고, 소요시간도 1시간 안으로 단축된다. 여기다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도 올해 준공되면 동해안 7번 국도의 상습 교통체증도 숨통이 트이게 된다. 내년에는 상주∼영천 간 고속도로도 개통된다.
철도망도 대폭 확충된다. 포항∼강원 삼척 간 166.3㎞의 동해중부선은 2018년 완공 예정이고, 같은해 울산∼KTX신경주역사∼포항을 잇는 동해남부선(76.5㎞)이 개통되면 운행시간이 64분에서 48분으로 줄어든다. 동해중남부 철도는 동해안시대를 앞당기는 동시에 중국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계, 대륙진출을 위한 통로가 된다.
경북 북부지역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중앙선 복선전철화 사업도 2018년 마무리되면 청량리에서 영천까지 1시간41분 만에 주파하게 된다.
경북도내 소형공항도 날개를 펼치고 있다. 2020년 개항 예정인 울릉공항은 올 연말 착공할 예정이고, 활주로 재포장공사로 문을 닫았던 포항공항도 지난달 재개항에 들어갔다. 한반도 허리경제권의 대동맥이 고동칠 날도 머지않았다.
안동ㆍ예천=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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