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 또 다시 젓가락문화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세계 첫 젓가락축제를 선보였던 청주시가 문화포럼, 문화상품 개발 등을 통해 젓가락문화 전파에 본격 나선 것이다.
청주시는 2일 청주문화산업단지에서 열린 동아시아 젓가락문화포럼에서 ‘한·중·일 젓가락문화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서명식을 가졌다.
한·중·일 젓가락문화 전문가들은 이 공동선언문을 통해 “젓가락문화는 동아시아 3국이 2,000년 이상 함께 해 온 공통 문화원형이자 후대에 물려줘야 할 자산”이라며 “3국이 젓가락문화의 보존과 발전, 세계화를 위해 힘을 모으자”고 약속했다.
이들은 각국의 고유한 젓가락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면서 자료·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연구·출판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또한 생명젓가락 문화상품 개발, 젓가락질 교육, 공연콘텐츠 개발 등 젓가락문화를 확산하는 일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특히 3국은 젓가락 축제를 계속 이어갈 참이다. 매년 11월 11일을 젓가락의 날로 정해 3국이 공동으로 젓가락과 관련한 전시 학술 경연대회 공연행사를 선보이기로 했다.
이날 청주문화산업단지 2층 상상다락방에서는 청주지역 작가들이 개발한 젓가락문화상품 전시회가 열렸다. 상품은 분디나무젓가락, 옻칠·유기 수저 등 100가지가 넘는다.
분디나무젓가락은 이종국 작가가 내놓았다. 이 작가는 우리나라 야산에 흔히 자생하는 분디나무(일명 산초나무)를 다듬고 찌고 말리는 과정을 거쳐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젓가락을 개발했다. 고려가요 ‘동동’에 나오는 분디나무젓가락을 고증과 실험을 거쳐 재현한 이 작품은 가볍고 촉감이 부드러운데다 항균기능까지 있어 상품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형문화재 칠장 김성호 작가는 옻칠나전 수저를 내놓았다. 이 작품은 전통문양과 한글서체를 입혀 우리 고유의 삶과 멋을 담아냈다. 김 작가는 이번 젓가락문화포럼 개최를 기념해 자신의 1m짜리 옻칠나전젓가락을 청주시에 기증하기도 했다. 지난해 젓가락페스티벌 특별전에 출품했던 이 작품은 미송에 옻칠과 백동세공을 하는 전통기법으로 3개월에 걸쳐 만들었다. 제작비만 2,000만원이 넘는다.
무형문화재 유기장 박갑술 작가는 유기수저·유기반상기세트를 선보였고, 유기장 기능보유자 김우찬 작가는 옛 무덤에서 출토된 고려·조선시대 수저를 재현했다.
청주시는 이들 젓가락상품을 청주를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키우기 위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판촉에 나설 계획이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젓가락문화를 통해 동아시아 3국이 교감하고 상생하는 길을 찾는 데 청주시가 앞장서겠다”며 “중국, 일본과 함께 젓가락문화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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