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계 “하루 빨리 착공돼 조선업 근로자 흡수 학수고대”
특별지원사업 등 6년 건설기간 지역경제 9100억 효과 미칠 듯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한국수력원자력이 신청한 신고리 원전 5ㆍ6호기 건설허가를 위한 심의에 착수한 가운데 원전 건설이 사상 최악의 조선업 불황으로 위기에 처한 울산지역 경제활성화의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울산지역 노동계에 따르면 4ㆍ13 총선 이후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대량해고와 구조조정 쓰나미가 몰아쳐 1만여명이 넘는 사내하청 근로자와 정규직이 해고돼 동구를 비롯한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이 같은 대량해고는 시작에 불과한 것으로 ‘수주절벽’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이 계속될 경우 울산지역은 향후 사내ㆍ외 하청을 합해 1만~2만명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지역의 실업률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통계청의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울산의 실업률은 3.5%로 전년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연간 울산의 실업률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2%대였으나 올들어 1월 3.6%, 2월 4.5%, 3월 3.6%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경제계는 이 때문에 신고리 5ㆍ6호기 건설이 하루 빨리 착공돼 조선업에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을 흡수해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한수원의 신고리 원전 5ㆍ6호기 건설 플랜트 사업은 총 8조6,254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되며 6년의 공사기간 연인원 800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연내 공사가 착수되면 신고리 5호기는 2021년 3월, 6호기는 2022년 3월 준공될 예정이다.
한수원 측은 6년의 건설기간 울산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효과가 9,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별지원사업 1,600억원, 생활기반 및 소득증대지원 1,500억원, 기본지원사업 및 사업자지원사업에 매년 100억원, 국도이설 등 인프라 확충 800억원, 지역주민고용 및 지역업체 참여 4,000억원, 취득세(준공시) 500억원 등이다.
신고리 5ㆍ6호기는 4개 부문으로 나눠 시공된다. 종합설계용역은 한국전력기술㈜가, 주기기(원자로설비, 터빈발전기) 공급은 두산중공업㈜, 원전연료공급은 한전원자력연료㈜, 주설비 시공은 삼성물산㈜ㆍ두산중공업㈜ㆍ한화건설㈜ 컨소시엄이 각각 주요 계약자로 선정됐다. 한수원 고리본부(본부장 이용희)는 5, 6호기 건설 공정에서 발생하는 전문공사의 하도급을 울산지역 건설업체에게 우선해 기회를 부여하고 자재ㆍ소모품도 지역 업체로부터 우선 구매하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신고리 5ㆍ6호기 건설 중 주설비 시공의 경우 향후 6년의 공사기간에 연인원 320만명이 투입되며 이 가운데 210만여명(연평균 35만명)의 조선업 관련 기능인이 포함될 것으로 추산돼 조선업 불황에 따른 대규모 실업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지난해 11월 신고리 5ㆍ6호기 주설비 시공에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지연되고 있는 삼성물산 컨소시엄의 경우(계약금액 1조700억원) 2022년까지 6년간 필요 노무인원을 총 321만6,400명으로 산출해놓고 있다. 공정별 투입현황을 보면 전체 20여개 개별공사 가운데 조선업 관련 직종은 건축ㆍ기계ㆍ배관ㆍ전기ㆍ토목분야에 용접, 제관, 배관, 기계, 전공, 계정, 열처리, 함석, 도장, 보온, 측량, 비계, 조공 등 13개 직종 210만9,000명으로 추산됐다. 주요 공사별로는 건축 21만1,000명(연인원), 기계 47만3,800명, 배관 63만1,075명, 전기 65만9,225명 등이다. 삼성물산 컨소시엄 측은 “소요 인력은 80~100개에 달하는 협력업체를 통해 조달되며 대부분 지역업체를 선정하기 때문에 지역 출신이 고용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토목부지 정지업체로 지역업체인 원남건설을 선정했으며, 순차적으로 공정에 따라 선정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전체회의에서 원전건설과 관련 지진, 지질 등 부지 안전성과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용량 증대 등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9일 재상정할 계획이다.
2012년 9월 한국수력원자력이 신청한 건설허가는 원자력안전을 전문으로 다루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약 4년간의 심의를 마치고 지난달 12일 원안위에 심사내용을 보고했다.
한수원 고리본부 측은 “신고리 5, 6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하면 지역자원시설세, 지방세 등 매년 475억원의 지역경제 기여 효과가 발생한다”면서 “수명디자인이 60년인 만큼 산술적으로 따지면 건설에서 운영까지 약 3조6,000억원에 이르는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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