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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北 지렛대로 남중국해 분쟁 ‘물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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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北 지렛대로 남중국해 분쟁 ‘물타기’

입력
2016.06.0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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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릴라 대화 최대 이슈 전망에

미-중 전략 경제대화도 코앞에

북한 관계 개선 카드 꺼내들어

국제사회 눈 돌리기 고의성 농후

그림 2시진핑 주석. 신화통신
그림 2시진핑 주석. 신화통신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자마자 곧바로 미국이 초강경 대북 금융제재를 한 시점이 공교롭다. 다자간 안보회의인 ‘샹그릴라 대화’와 미중 전략ㆍ경제대화를 코 앞에 둔 상황에서 양국이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핵심 의제가 당초 예상됐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북한 핵 문제로 넘어간 듯한 상황을 감안하면 중국측의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2일 “중국이 북중관계 개선으로 미국에 한방 먹이자 미국이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하며 전세를 역전시킨 모양새”라면서도 “남중국해 문제가 중국의 최대 외교현안이자 국제사회에서의 입지가 그다지 넓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금 북한 문제가 최대 이슈로 부상하는 건 중국 입장에서 오히려 다행스러운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중국이 의도적으로 북한 문제를 부각시키는 쪽으로 전략적 행보를 해왔다는 취지다.

중국은 최근 들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오는 3~5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최되는 제15차 아시아 안보회의의 최대 이슈가 될 것이란 외신보도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관영매체들은 최근 연이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는 역내 당사국들의 대화와 토론, 협력을 통해 해결할 문제이지 여럿이 논의한다고 풀릴 문제가 아니다”(환구시보)고 강조해왔다. 또 다음 주로 예정된 미중 전략ㆍ경제대화에서도 가급적 이를 뒷전으로 밀어내려는 모습이었다. 이는 인공섬 건설과 화력 배치 등을 통해 실효적 지배력을 높이고 있기는 하지만 국제사회 내 전반적인 여론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상황임을 방증하는 것이다.

실제 남중국해 문제는 중국 입장에서 절대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지만 동시에 정면대결을 통해 해결하기도 쉽지 않은 난제다. 무엇보다 도광양회(韜光養晦ㆍ때가 오기를 기다림)에서 굴기(堀起)로 국가전략을 전환한 이후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과 본격적으로 맞선 첫 사례다. 미국ㆍ일본ㆍ호주의 대삼각동맹에 맞서 러시아와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전략적 대결의 장이기도 하고, 동아시아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좀처럼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도 분명하다. 미국의 강력한 군사력에 맞서기가 아직은 버거운 상황인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친중국 성향인 베트남을 찾아 양국관계의 완전한 정상화를 선언하며 군사렵력을 강화한 것 역시 상당한 부담이다. 여기에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 우군이었던 대만도 최근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미일 친화적 스탠스를 취하기 시작했고, 필리핀의 제소에 따라 조만간 결론이 날 상설중재재판소(PCA)의 결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입장에선 전체적으로 다자간 안보회의 석상이나 미국과의 직접 대화에서 남중국해 문제가 핵심 이슈가 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인 셈이다. 북중관계 개선 카드가 동아시아 안보 상황과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 체결 병행추진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구체화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미국을 자극하기 위한 일종의 무기였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베이징의 다른 외교소식통은 “미국이 주변국과 힘을 합쳐 압박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국제사회가 불편해하는 북한을 동지로 규합했다”면서 “북중이 북핵 관련 내밀한 얘기를 분명히 했음에도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미국에게 북핵 모호성을 무기로 사용하겠다는 의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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