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과 도로교차 구간 많아
함몰 등 안전사고 발생 우려
제주지역 용암동굴 상당수가 주변지역 개발 등으로 심각한 붕괴ㆍ훼손 위기에 놓여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손인석 ㈔제주도동굴연구소장이 한국동굴학회 제108호 학회지에 게재한 ‘제주도 용암동굴의 안전성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제주도내 천연동굴은 용암동굴 114개, 해식동굴 35개 등 총 179개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27개의 용암동굴을 표본조사 한 결과 동굴과 도로가 교차하는 구간은 모두 122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7개 동굴 중 성굴, 재암천굴, 초기왓굴, 정녀굴, 뱅듸굴, 만장굴, 용천동굴, 수산굴, 미천굴, 빌레못동굴, 벌라릿동굴 등 10개 동굴이 천정의 붕괴 또는 함몰 단계에 놓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만장굴 등 천연기념물 동굴 6개에서도 교차구간이 55개로 확인됨에 따라 동굴 함몰 등으로 인한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손인석 소장은 “점차 교통량이 증가하고 각종 개발에 이어 자연적인 풍화작용에 의해 동굴의 붕괴가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앞으로 동굴 붕괴에 대비하지 않으면 제주도의 대부분의 동굴은 하천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제주도의 용암동굴은 함몰됐거나 낙반이 심한 지역이 대부분이므로 동굴과 도로교차 문제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운영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오종우 한국동굴학회장은 “근래 들어 급격한 도시화와 대형 토목공사 등으로 인해 제주 용암동굴들이 붕괴와 함몰로 인한 대형 사고가 언제 어느 곳에서 발생될지 모르는 심각한 잠재재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용암동굴에 대한 새로운 차원의 관리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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