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8ㆍ볼티모어)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출루 기계’로 변신했다.
김현수는 2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보스턴과 홈 경기에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볼넷 2득점으로 활약했다. 김현수가 테이블세터로 밥상을 잘 차린 덕분에 팀은 13-9로 이겼다.
시즌 세 번째 3안타 경기를 만든 김현수는 타율 0.382를 기록했고, 8경기 연속 출전 행진도 이어가며 출루율을 0.469까지 끌어올렸다. 그의 출루율은 올 시즌 50타수 이상 소화한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 가운데 가장 높다. 2위는 디트로이트 카메론 메이빈(0.466)이다. 김현수는 총 64타석에서 볼넷 8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얻었고 55타수 21안타(홈런 1개ㆍ2루타 4개 포함)를 쳤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에는 벤 조브리스트(시카고 컵스)가 출루율 0.439로 1위다.
당초 구단이 기대했던 출루 능력을 김현수가 마음껏 발휘하면서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물론 현지 언론도 일제히 칭찬을 쏟아내고 있다. 볼티모어는 지난해 팀 출루율 0.307로 30개 구단 가운데 24위에 그쳤다. 반면 김현수는 한국프로야구에서 통산 4할대(0.406)의 높은 출루율을 기록했다.
쇼월터 감독은 이날 경기 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현수에 대해 “대부분의 기회를 살리고 있다”며 “이곳에서의 모든 것들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야구를 하는 김현수를 보면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역 언론 볼티모어선은 “김현수가 2번 타자로 출루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며 “최근 8경기에서 7차례 선발 출전했고, 26타수 10안타를 때려냈다. 지난 7경기에서 출루율은 0.484에 달한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김현수가 매일매일 강력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날 6경기 연속 출전을 마감했던 김현수는 이날 선발 라인업에 복귀해 첫 타석부터 안타를 가동했다. 1회말 무사 1루에서 상대 우완 선발 조 켈리의 시속 154㎞ 직구를 잡아당겨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후속 타자 매니 마차도의 좌익수 뜬 공 때 2루까지 갔고, 마크 트럼보의 안타 때 홈을 밟아 시즌 7번째 득점을 올렸다.
2회말 1사 1루에서는 상대 내야수가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수비 시프트를 걸었지만 이번엔 중견수 키를 넘기는 시즌 4호 2루타를 터트렸다. 7-7로 맞선 3회말 1사 1루에서는 볼넷을 골랐고, 팀이 8-7로 앞선 5회말 1사 2루 타점 기회에서는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그러나 김현수는 7회말 선두 타자로 나가 상대 수비 시프트를 뚫는 우전 안타를 때려냈고, 맷 위터스의 안타 때 홈을 밟았다.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는 내야 땅볼로 물러난 뒤 9회초 수비 때 놀란 레이몰드와 교체됐다.
김현수는 “매일 경기를 하니까 더욱 편안함을 느끼고,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다”며 “지금 타율을 유지하는 것은 신경 쓰지 않고 더 나은 안타를 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그리고 분명 투수들의 공을 많이 보니까 적응이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대호(34ㆍ시애틀)는 이날 샌디에이고전에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그의 시즌 타율은 0.275(80타수 22안타)까지 올라갔지만 팀은 6-14로 졌다. 반면 박병호(30ㆍ미네소타)는 오클랜드전에 5번 지명타자로 나갔지만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팀도 1-5로 패했다. 강정호(29ㆍ피츠버그)와 오승환(34ㆍ세인트루이스)은 휴식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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