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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리수용 방중 사전통보 안 한 중국에 냉가슴만...

입력
2016.06.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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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우리측에 사전 공식 통보 없어… 외교채널로 訪中 예상한데 그쳐

샹그릴라 대화 앞두고 중국 자극 피하려 자중, 한중 공조 차질 우려도

리수용(왼쪽) 북한 노동당 중앙 부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베이징에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홈페이지
리수용(왼쪽) 북한 노동당 중앙 부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베이징에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홈페이지

정부가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갑작스런 중국 방문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번 방중을 앞두고 구체적 내용을 우리측에 공식적으로 통보하지 않은 탓이다. 한중 양국간 대북공조가 삐걱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1일 “리 부위원장이 이번 주에 베이징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지만 중국측이 사전에 공식적으로 알려온 것은 없다”며 “우리가 별도의 채널로 파악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이 전날 브리핑에서 ‘리 부위원장의 방중을 중국이 우리에게 미리 통보했느냐’는 질의에 명확한 답변 없이 “북한 관련 사안에 대해 중국과 긴밀히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에둘러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지난 주말을 거치면서 리 부위원장이 2박3일간 중국을 찾을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정확히 며칠에 중국을 찾을지는 확신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리 부위원장보다 급이 높은 최룡해 정치국 상무위원이 사절단을 이끌 것이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중국측은 리 부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간 ‘당대 당’ 교류 차원의 일정이라는 점을 들어 함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의 특수관계를 감안해달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적극적으로 캐묻지 못했다고 한다.

북한은 중국을 포함해 앞서 특사를 보낸 아프리카, 쿠바에 이어 조만간 베트남과 라오스에도 대표단을 파견해 5월 초 당대회 결과를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냉가슴을 앓는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일부터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놓고 우리측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5년 만에 기조연설을 하고, 중국측과는 양자회담도 예정돼 있어 한중 양국간 접촉면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른 소식통은 “중국을 자극해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킬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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