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좌장 최경환 의원이 1일 경북 지역 의원들과 오찬 모임을 주재하며 4ㆍ13 총선 이후 50일간 이어온 ‘잠행’을 사실상 마무리 했다. 대구ㆍ경북(TK)을 시작으로 세 규합에 시동을 걸며 본격적인 당권 도전에 앞서 몸풀기를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경북 지역 초선 의원들과 오찬 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임에는 김정재(경북 포항북) 원내대변인, 장석춘(경북 구미을) 의원 등 초선 의원 6명이 참석했다. 최 의원은 이 자리에서 “경북 의원들이 그동안 조용하게 활동하는 스타일이었다”면서 “그러나 이제 어려운 선거 과정도 거쳤던 만큼 앞으로 목소리도 내고 대선 과정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최 의원 측은 경북 지역 최다선 의원으로서 초선 의원들을 환영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정치적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최 의원이 당권 도전을 위한 본격 행보를 시작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최 의원은 2일에는 대구 지역 초선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에는 추경호(달성)ㆍ정종섭(동구갑)ㆍ곽상도(중남) 의원 등 ‘진박’ 초선 의원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비박계 대주주 격으로 총선 패배 책임론에 휩싸였던 김무성 전 대표도 전날 서울 지역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갖는 등 자숙의 시간을 끝내고 정치 일선으로의 복귀를 서두르는 모양새다. 이날 회동에는 김 전 대표와 가까운 김성태 이종구 정양석 박인숙 의원 등 서울 지역 의원과 김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학용 의원이 참석했다.
각각 친박계와 비박계를 대표하는 두 의원이 나란히 ‘식사 정치’에 나선 것은 지난달 25일 정진석 원내대표와 당 내홍 수습 방안을 논의한 ‘3자 회동’이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혁신비대위 구성 합의로 당내 갈등을 봉합해냄으로써 사실상의 정치적 면죄부를 받았다고 판단한 듯하다”며 “최 의원은 당권, 김 전 대표는 대권을 향한 행보에 속도를 더 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