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손 들어줄까 내심 우려
“비핵화 없인 국면 변화 난망…김정은 방중도 어려울 것”
관계 복원 의지 표명은 부담
우리 정부는 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자제하는 메시지를 내놓자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의 손을 들어주면 자칫 대북 제재 국면이 흐트러질 것을 우려해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리 부위원장의 전격 방중에 대해 “비핵화 없이는 새로운 국면을 조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특히 리 부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의 회담에서 핵 경제 병진노선을 재확인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바뀌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북중관계에도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정부는 이번 리 부위원장의 방중이 “7차 당대회 결과를 설명하는 자연스러운 자리로, 전통적 교류”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이 리 부위원장을 만난 것도 확대해석 할 필요가 없다는 뉘앙스였다.
정부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해서도 부정적 입장이다. 이 당국자는 “중국이 김정은의 방중을 수용하지 않은 이유가 비핵화 때문인데, 이에 대한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중국이 그를 초청하겠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시 주석이 냉각됐던 북중관계의 개선을 희망한다고 관계 복원의 의지를 밝힌 대목은 우리 정부로선 부담이다. 중국이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병행 추진하는 조건으로 대화 국면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해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경우, 우리 정부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비핵화 없이는 대화도 없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도 향후 전개될 이 같은 협상 국면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중 간 대화는 지켜봐야겠지만, 그 궁극적 목표가 비핵화로 귀결돼야지, 동결이나 다른 어떤 전략적 카드가 교환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한국이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n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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