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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서 밀려나는 IS, 동유럽에 새 거점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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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서 밀려나는 IS, 동유럽에 새 거점 파고든다

입력
2016.06.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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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입한 보스니아 출신 대원이 지난해 6월 IS 선전 매체에 출연해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유투브 캡쳐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입한 보스니아 출신 대원이 지난해 6월 IS 선전 매체에 출연해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유투브 캡쳐

“어린 여성들은 남자 친척과 말도 섞지 않으려 하고, 남자 아이들은 지하드에 참가하기 위해 사라졌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시리아나 이라크 등 중동 지역의 이야기가 아니다. 유럽연합(EU)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유럽 국가인 코소보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벌어지는 풍경이다. 발칸반도에서 이슬람근본주의가 독버섯처럼 퍼져나가며 새로운 ‘테러리스트 양성소’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코소보에서는 지난 2년 동안 314명이 이슬람국가(IS)에 가입해 ‘유럽에서 가장 많은 국민을 테러 집단에 보낸 국가’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뉴욕타임스(NYT)는 “314명 가운데 자살폭탄 테러리스트가 2명 있고, 44명의 여성과 28명의 어린이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인종학살의 비극을 품은 코소보에서 극단주의가 고개를 드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코소보는 1991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요구했고, 세르비아는 군ㆍ경을 투입해 1만여명의 주민을 학살했다. 이후 국제사회의 개입으로 세르비아군은 철수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슬람권인 코소보의 재건에 협조하겠다고 나서며 문제가 발생했다. 사우디에서 파견된 성직자들은 코소보 곳곳에 사원을 건립하고 와하비즘(Wahhabism)을 설파했다. 와하비즘은 이슬람보호를 위해 폭력과 지하드를 허용하는 극단적인 사우디의 건국이념이다. NYT는 “경찰이 증거를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사우디가 사원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원 건립은 전 세계에 이슬람을 퍼트리겠다는 사우디의 장기 전략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파토스 마콜리 코소보 테러대응국장은 “극단주의 성직자들이 청년들을 과격해지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IS의 유럽 거점은 발칸반도 보스니아에서도 확인된다. 독일 주간 슈피겔에 따르면 보스니아 경찰은 지난 3년간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약 180명이 IS에 합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스니아에서도 1992년 세르비아로부터의 독립을 두고 자국 내 세르비아계 주민과 크로아티아계 주민 사이에 내전이 발생했다. 이 내전에서 소수 무슬림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중동ㆍ아프리카에서 수천명의 아랍 용병이 건너왔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눌러 앉은 이들은 보스니아에 급진 사상을 퍼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이 60%에 육박해 청년층의 좌절과 분노가 크다는 점도 극단주의가 득세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동유럽 출신 극단주의자들은 유럽 각지에서 그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독일 경찰은 지난 3월 브뤼셀에서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남부 로젠하임 근교에서 코소보인 남성 3명을 체포했다. 이탈리아 경찰도 지난해 12월 인터넷에서 지하디스트를 정당화하고 인종 갈등을 부추긴 혐의로 코소보인 4명을 체포했다. 독일 일간 비르트샤프츠는 “동유럽은 유럽으로 진입이 용이한데다가 과거 유고슬라비아 연방 시절의 무기나 탄약도 대량으로 남아 있다”며 “테러에 이용하기 최적의 조건”이라고 전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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