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첨예해지는 가운데 중국이 이 지역에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를 준비 중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방부는 방공식별구역 질문에 대해 서면 답변을 내고 “방공식별구역 설정은 주권 국가의 권리”라며 “선포 시기는 중국이 영공 위협에 직면했는지, 영공 안전위협이 어떤 수준인지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SCMP는 특히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 “미군이 지역 내 중국 주권에 도전하는 도발 행동을 지속하면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좋은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행보는 최근 미국이 베트남 및 일본과 적극적으로 ‘신동맹 관계’를 구축하는 등 전략적으로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포위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불편한 심리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중국 외교부가 “현재 남해(남중국해) 정세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며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상황이 아니라고 밝힌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의 방중도 이런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중국이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은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인 필리핀, 베트남 등이 이미 선포한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상당부분 겹칠 것으로 예상돼, 실제 선포될 경우 주변국들의 강력한 반발이 불가피하다. 특히 미군은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해 선포하더라도 이를 무시할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이 지역 긴장이 급속도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공식별구역은 해당국이 자국 영토ㆍ영공을 방어하려는 구역으로, 영공에 접근하는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구역을 말한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