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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이는 이란...충북과 교류도 일사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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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이는 이란...충북과 교류도 일사천리

입력
2016.06.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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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 도심 바낙광장 인근에 건설 크레인들이 어지럽게 서 있다. 이곳 공사의 대부분은 대형 호텔 건립 공사다. 지난해 핵협상 타결 이후 테헤란 시내에서 착공한 호텔이 100개가 넘는다.
테헤란 도심 바낙광장 인근에 건설 크레인들이 어지럽게 서 있다. 이곳 공사의 대부분은 대형 호텔 건립 공사다. 지난해 핵협상 타결 이후 테헤란 시내에서 착공한 호텔이 100개가 넘는다.

“호쉬 아마디!”(환영합니다!)

지난달 16일 오전(현지 시간) 테헤란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밀러드타워 전망대. 기자 일행과 눈길이 닿자 아프사니(39·여)씨는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관광객을 상대로 기념품을 파는 그녀는 “요즘 관광객이 늘면서 벌이가 나아졌다. 아이들을 모두 대학에 보내는 게 꿈”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은 각국에서 몰려든 손님들로 북적대고 있었다. 호텔은 해외 투자자들로 가득 찼고, 도심 거리와 명소에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달뜬 분위기에 이란 사람들의 기대감도 한껏 부푼 듯 했다. 테헤란 도심 바낙광장에서 마주친 50대 남성은 “제재 해제 이후 ‘이제 살 수 있게 됐다’는 희망이 생겼다”며 “무엇보다 무역이 늘어 물가가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에 대한 이란인들의 관심은 각별했다. 가는 곳마다 한국드라마나 태권도 얘기를 꺼냈다. ‘대장금’ ‘주몽’같은 드라마 얘기만 나오면 딱딱하던 분위기가 금세 환해지기도 했다. 태권도의 인기는 종주국인 한국을 능가할 정도로 치솟고 있다. 주(駐)이란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이란의 태권도 인구는 200만명으로 추산된다. 태권도 도장이 수 천 개에 이르고, 태권도 프로리그도 운영되고 있다. 태권도 프로리그가 있는 나라는 이란이 세계에서 유일하다. 이란은 여성들의 태권도 수련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어를 배우는 이란 젊은이도 크게 늘고 있다. 테헤란에서 한국어 학원을 운영하는 샤하브 아지자데(34)씨는 “지난해 80여명이던 학원 생이 올해 들어 120명으로 대폭 늘었다”며 “강의실을 더 확보해야 할 판”이라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한국에서 유학한 그는 “문화 ‘한류’와 IT·자동차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에 오른 한국의 산업을 이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는 한국과의 경제협력 사업에 적극적이었다. 충북대표단을 맞이한 이란투자청의 사데키 아크바리(47)대외경제관계본부장은 “한국 기업에 이란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다. 어떤 규제도 제한도 없다. 세제 혜택, 인력 제공 등 기업이 원하는 모든 것을 돕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궁극적으로 함께 상생하는 협력·교류 사업을 원한다”며 “그런 면에서 바이오의약 분야에서 공동 투자하고 협력사업을 발굴하는 충북과의 교류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현지 파트너를 찾고 싶다”는 한 충북 기업의 요청에 이란투자청은 그 자리에서 자국 업체 수소문에 나섰다. 이날 이란투자청의 소개로 충북 기업과 동종 업종의 이란 기업은 충북대표단이 머문 호텔 로비에서 밤늦도록 협력사업을 논의했다. 이 기업 임원은 “이란정부의 적극성에 감동을 받았다”며 “덕분에 이란 시장 진출에 필요한 좋은 파트너를 구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란 방문 기간 미생물배양기 수출(200만 달러)협약을 맺은 퍼멘텍㈜ 이흥용 대표는 “아랍과 중앙·남부아시아를 잇는 지리적 여건과 페르시아 시대부터 이어온 영향력을 감안할 때 이란은 수 많은 주변국으로 진출하는데 전초기지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밀러드타워에서 나무조각 기념품을 파는 아프사니씨가 관광객에게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 아이의 엄마인 그는 “경제제재가 풀려 이란 사람들이 희망을 갖게 됐다”고 기뻐했다.
밀러드타워에서 나무조각 기념품을 파는 아프사니씨가 관광객에게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 아이의 엄마인 그는 “경제제재가 풀려 이란 사람들이 희망을 갖게 됐다”고 기뻐했다.

경제제재 해제로 이란 전역이 들썩이고 있지만, 실질적인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들렸다.

무엇보다 각종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문제. 그 중에서도 호텔, 비즈니스 공간 등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제재가 풀린 뒤 테헤란에는 각국에서 투자·여행객이 물밀 듯 몰리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할 호텔이 태부족인 상황이다.

관광버스 기사 암바리(38)씨는 “오랜 경제제재로 수십 년간 대형 건물 신축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호텔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몰려드는 외국 손님을 다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푸념했다.

이런 현실을 감안, 테헤란주는 호텔과 비즈니스 타운 건립을 최우선 투자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 맹은영 투자정책팀장은 “이란은 아직 산업 인프라가 열악하긴 하지만 천연자원과 젊은 노동력이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치안이 안정돼 있어 곧 최고의 투자처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헤란= 글·사진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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