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이 KB금융그룹의 13번째 가족이 됐다.
KB금융그룹은 1일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을 위한 통합추진단을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통합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31일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KB금융지주가 최종 선정된 후 두 달여 만이다. 지난 달 25일 금융위원회의 편입 승인에 이어 31일 인수대금 납부가 완료됨에 따라 마침내 현대증권을 완전히 품에 안게 됐다.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 통합추진단 출범…"화학적 결합 강화하겠다"
1일 출범한 통추단은 통합과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과 통합작업을 총괄하는 통합추진위원회와 통합 일정 등 실무를 총괄하는 통합추진팀으로 구성됐다. 통추위는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을 비롯해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 등으로 이뤄졌다. 양사의 화학적 결합과 관련한 실무를 담당하는 통추팀은 지주, 현대, KB의 실무진으로 꾸려졌다.
KB금융은 통추위와 통추단을 통해 KB와 현대증권의 화학적 결합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27~28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현대인재개발원에서 3사 임원진이 참석한 통합워크숍을 진행했다. 윤종규 회장은 이 자리에서 "1등 기업에는 그 기업 고유의 1등 문화가 있다"며 "KB와 현대증권 모두 우리나라 금융을 선도해왔던 자긍심을 되살려 1등 KB를 만드는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한편 지난 달 31일 있었던 현대증권 임시주주총회 결과 사외이사에 노치용 전 KB투자증권 대표 등 3명이 선임됐다. 현대증권 영업총괄 부사장을 맡았던 노 전 대표가 현대증권으로 복귀하는 만큼 합병 작업에서 일정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새 합병 법인의 이름으로는 'KB증권' 'KB금융투자'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증권은 '현대' 등이 포함된 상표권을 110억원에 현대상선에 양도했다.
■ 현대증권 인수가 가지는 두 가지 의미
현대증권 인수는 KB금융그룹에게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 현대증권 (사진=연합뉴스)
먼저 그동안 KB금융의 숙원이었던 사업포트폴리오 측면에서 균형이 잡혀졌다. 작년 LIG손해보험에 이어 대형 증권사까지 인수함으로써 그룹의 비은행 부문이 대폭 확충된 것이다.
KB금융은 현대증권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넓은 고객층을 가진 국민은행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투자증권은 채권 업무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채자본시장(DCM)에서도 최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반면 현대증권은 '바이코리아 펀드' 열풍의 주역답게 브로커리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겹치는 업무가 거의 없는 셈이다.
주요 금융 영역에서의 시장 지배력도 확대됐다. KB금융은 이번 인수로 은행·증권·보험의 삼두마차 체제를 더욱 강화하게 되었다.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특히 증권부문의 확대로 자산 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 분야에서의 고객 서비스가 한층 다양해질 것으로 KB금융은 기대하고 있다.
■ 증권가, "KB금융, 취약한 증권 부문 보완될 것"
증권업계에서도 두 증권사의 만남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고가 인수 논란이 부각될 수는 있지만 펀더멘털 관점에서는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KB금융이 취약한 증권부문의 외형적 기반을 단기간에 갖출 수 있고 자본을 효율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다"며 "KB금융이 비은행 자회사의 지분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경우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신한지주 수준으로 상승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비즈니스 영역이 크게 겹치지 않아 구조조정 또는 노사합의 등 양사 합병을 가로막는 요인은 크지 않다"며 "투자은행(IB)과 리테일 강점의 현대증권과 기업금융 강점의 KB투자증권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합병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긍정적인 조합"이라고 평한 바 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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