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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극복한 원종현, 마운드에서 보란듯‘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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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극복한 원종현, 마운드에서 보란듯‘증명’

입력
2016.06.0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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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대 두산 경기. 대장암을 극복하고 1군에 복귀한 NC 원종현이 9회 초 불꽃 투구를 펼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31일 오후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대 두산 경기. 대장암을 극복하고 1군에 복귀한 NC 원종현이 9회 초 불꽃 투구를 펼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대장암을 극복한 NC 투수 원종현(29)이 시속 152㎞의 강속구로 야구 인생 2막을 열었다. 원종현뿐 아니라 LG 정현욱(38), 한화 정현석(32), kt 장시환(27) 등 암을 이겨낸 KBO리그 선수들이 ‘인간 승리’ 드라마를 써내려 가고 있다.

원종현은 지난달 3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홈 경기에 팀이 5-6으로 추격한 9회초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014년 10월17일 두산전 이후 529일 만에 돌아온 투수, 그것도 1년간 투병을 했던 선수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인 투구 내용이었다.

NC 선수단은 지난해 헬멧과 그라운드에 ‘155K’를 새겨넣고 원종현의 복귀를 기다렸는데, 바람은 현실이 됐다. 155K는 원종현이 2013년 LG와 준플레이오프에서 던진 시속 155㎞ 강속구 투혼을 상징한다. 원종현은 복귀전에서 창원 홈 팬들의 환호 속에 다시 공을 잡고 15개로 한 이닝을 완벽하게 책임졌다. 투구 수 15개 중 12개가 직구였고, 삼진 3개도 직구로 잡았다. 이날 직구 최고 시속은 152km, 평균 시속은 149.8㎞에 달했다.

이닝을 자신의 손으로 끝낸 원종현은 먼저 더그아웃 앞으로 달려가 수비를 마치고 돌아오는 야수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했다. 적장도 상대 투수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승패를 떠나 원종현이 건강한 모습으로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원종현은 선수들 사이에서 ‘극복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숱한 시련과 역경에도 늘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군산상고 출신으로 2006년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뛰어들었지만 단 한 차례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한 채 2010년 방출 통보를 받았다. 2011년 9번째 구단으로 창단한 NC의 테스트를 거쳐 다시 입단했지만 1군 첫 해였던 2013년 생존 경쟁에서 밀린 탓에 원종현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러나 2014년 시즌을 앞두고 정통 오버핸드에서 팔 각도를 약간 내리는 스리쿼터 스타일로 바꾸면서 구속이 140㎞대 초반에서 150㎞까지 상승해 그 해 팀 불펜의 한 축을 맡았다. 필승 계투조로 73경기에 나가 5승3패 1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했다.

이제서야 야구 인생의 한 줄기 빛이 솟아오르는 듯 했지만 이번엔 병마가 발목을 잡았다. 2015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 기간에 몸에 이상을 느껴 검진을 받은 결과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공을 다시 던질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있었으나 그는 불굴의 의지로 암을 이겨내고 기적처럼 돌아왔다. 현재 몸무게는 한창 좋을 때의 88~89㎏보다 덜 나가는 83~84㎏ 수준이다. 몸은 야위었어도 구위만큼은 쌩쌩하다.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원종현은 “빡빡한 1점 차 상황에 올라가 긴장도 했지만 내 장기가 직구라 자신 있게 던지려고 했다”며 “기다려준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원종현뿐 아니라 최근 KBO리그에서는 암을 극복하고 돌아온 선수들이 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2014년 위암 수술을 받은 정현석이 지난해 복귀한 데 이어 정현욱도 위암을 이겨내고 지난 4월15일 1군 마운드에 올랐다. 2013년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kt 투수 장시환도 다시 공을 뿌리고 있다. 김지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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